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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 어느덧 유명 옷가게들은 카디건을 비롯한 아우터들을 내놓기 시작했고, 뉴스에서는 각종 절경이라며 붉어지고 있는 산들의 모습을 내보내기 바쁘다. 그리고 전어 굽는 냄새와 마트에 진열된 과일이 바뀌어 가는 지금,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 있다.

"가을이 왔다."

그리고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인사하는 가을 시즌의 마스코트가 있다. 그동안 라면 냄비 받침으로, 가방의 모양을 잡아주는 보정물로, 지름신의 합리적 사치로 철저하게 이용당했던 수모를 이겨낸 그들.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안중근 의사의 유명한 이 말을 떠올리면서도 그동안 책을 펼치지 않았던 우리는 어느덧 '피라냐'가 되어 가을의 서점을 헤엄치고 있다. 각종 베스트셀러와 언론을 통해 좋다고 소문난 책들을 힐끔힐끔 들추며 어떤 책을 살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어느 카페에서 읽을지를 고민하는 피라냐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렇다고 눈인사를 건네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다. 서점은 도도해지는 곳이지, 친근해지는 곳이 아니라는 개인의 설정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편한 곳으로 향한다.

"두근두근 성(城) + 북(Book)"

2010년부터 매년 가을이면 서울 성북에서는 북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의 한 책을 정해 지역이 함께 한 권의 책을 읽는 성북 북페스티벌도 바로 이 한 책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다른 북페스티벌과 달리 컬러가 확실하다.

책이라는 커다란 주제보다는 집중된, 한 권의 책을 중심에 두고 부스들과 프로그램들이 구성되어 한 권의 책을 둔 다양한 시선들과 마주할 수 있다. 올해는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한 책으로 선정되어 이미 3차례나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됐다. 그 시간 동안 쌓인 갖가지 서로의 감상들이 성북구립도서관의 사서들과 아티스트들을 통해 구현된다고 하니 사뭇 기대가 크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공식 홍보물
 2014 성북 책 모꼬지 공식 홍보물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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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페스티벌이라는 외래어 대신 모꼬지라는 우리말을 선택하여 조금 낯선 느낌이었지만, 자꾸 보다보니 어느덧 익숙해져 간다. 그리고 지난 행사들과는 달리 티저 현수막과 로고송 뮤직비디오 공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오는 것이 심상치 않다. 아마도 최근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한 책 <두근두근 내 인생>에 대한 자신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티저 현수막의 모습
▲ 티저 현수막의 모습 2014 성북 책 모꼬지 티저 현수막의 모습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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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성북 책 모꼬지 안내 영상 2014 성북 책 모꼬지 홍보를 위한 영상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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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장수마을 투어 △휴먼라이브러리 △아트마켓 △삼선어린이집 공연 △버블쇼 △보컬 강보리 △먹거리장터 등 나이와 성별에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고려대 동아리 '쿠랩'에서 만든 장수마을 투어 프로그램
▲ 장수마을 투어 프로그램 고려대 동아리 '쿠랩'에서 만든 장수마을 투어 프로그램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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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장수마을 투어'는 고려대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 쿠랩에서 준비했다. 기존의 장수마을 투어 코스가 아닌 '2014 성북 책 모꼬지'와 어우러진 특별한 코스로 준비되어 있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속 프로그램 휴먼라이브러리
▲ 휴먼라이브러리 2014 성북 책 모꼬지 속 프로그램 휴먼라이브러리
ⓒ 위즈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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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휴먼라이브러리(사람 도서관)'는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삼군부총무당에서 열린다고 한다. 책을 빌려 읽듯 사람이 책이 되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동네 사람들'이란 주제 아래 성북의 유명한(?) 동네분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하니 어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이 외에도 시중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독립출판 서적들과 아티스트들의 수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는 '아트마켓', 지역의 청소년들이 준비한 '청소년 난타'등 지역과 단체들이 함께 정성들여 준비한 프로그램들로 어우러진다.

2013 성북 북 페스티벌의 현장 모습
▲ 2013 성북 북 페스티벌의 모습 2013 성북 북 페스티벌의 현장 모습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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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기억나니?"

2014년 모꼬지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동시에, 지난 모습들의 설렘을 담고 있는 이 말은 아마도 이번 2014 성북 책 모꼬지를 표현하는 가장 알맞은 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잘 만들어진 영상 속 로고송을 들으며 성북으로 향해 보는 것이 어떨까?

로고송 음원 다운로드 :  http://goo.gl/sYXWKL

2014 성북 책 모꼬지는 오는 8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삼선상상어린이 공원에서 개최된다. 이밖에 더욱 자세한 정보는 성북구립도서관 홈페이지 (http://sblib.seoul.kr/sblib/index.jsp), 성북구립도서관 공식블로그 (http://sblib.tistory.com/20)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성북문화재단 도서관본부 (070-8644-8249)에 문의하면 된다.

너와 내가 가을에 만나 서로를 나눌 수 있는 성북으로 가는 시간을 기대해 본다.


태그:#성북, #모꼬지, #북페스티벌, #두근두근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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