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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 북 고위대표단, 류길재 통일장관과 환담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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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일) 폐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이 남북 관계 개선의 무대가 될 수 있을까. 애초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북한이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해, 파탄상태인 남북관계를 호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으나 응원단 파견이 무산되는 등 마찰을 겪으면서 기대감이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북한이 전격적으로 어제(3일) 고위급 인사들의 폐막식 참여를 제안하고, 정부가 이에 동의하면서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남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마주 앉게 됐다.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김정은의 최측근 고위인사들

4일 오전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부터)
▲ 인천 온 북 고위급, 김양건-황병서-최룡해 4일 오전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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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식에 참석하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들이자 김 제1비서 바로 아래 최고위급 인사들이다.

황병서 국장은 북한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있다가 차수로 승진하고 곧 이어 북한 군부 서열 1위 자리인 총정치국장을 맡은, '김정은 시대' 신실세로 지난달 25일에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까지 맡았다. 북한이 이번 방남 인사들 중에 그를 제일 먼저 호명했다는 점에서 그가 '단장'인 것으로 보인다.

역대 총정치국장들은 특사로 파견돼 국가원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최룡해 비서는 총정치국장 시절인 2013년 5월 김정은 제1비서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고, 지금은 사망한 조명록도 총정치국장도 2000년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미국에 가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었다.

최룡해 노동당 근로단체 담당 비서는 총정치국장에 이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직까지 물러났지만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는 그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으로서 김정은 제1비서가 관심이 큰 체육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김양건은 대남 담당 비서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겸임하면서 대남 사업을 총괄해온 인물로, 여러 차례 방남해 남측 인사들과 가장 안면이 깊은 인물이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때도 김기남 비서와 함께 '특사 조의방문단'으로 서울에 왔었다.

이들의 이번 방문은 기본적으로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석한 북한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종합 순위 7위(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로 선전하고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9위를 차지한 이래 처음으로 10위권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 나서기로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 북 고위대표단, 류길재 통일장관과 환담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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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려는 뜻도 역력해 보인다. 총정치국장이 '단장격'으로 온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 8월 11일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대북전단 살포 등을 이유로 침묵해왔으나, 북한은 올초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었다. 북한으로서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을 남북간에 격앙된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로 활용해 봄직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북측 대표단과의 오찬 회담에 박근혜 정부의 통일외교안보사령탑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 통일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인사들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실실적으로 '남북고위급 회담'성사되면서 상당히 깊은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양측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여부다. 아시안게임 폐막식에는 박 대통령은 불참하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하기로 돼 있어, 일단은 면담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북측인사들은 오늘 오후 10시에 항공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기도 하다.

2009년 DJ조문단, 일정 연장해 MB 면담하고 김정일 친서 전달하기도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 북 고위대표단, 류길재 통일장관과 환담 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부터),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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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때 방남한 '특사 조의방문단'의 사례를 보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애초 8월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왔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하며 체류 일정을 연장해 다음 날인 23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5년 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조문사절 이후 최고의 방한 인사들이므로 정부가 이 기회를 잘 활용하고 특히 박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남북교류협력의 길을 트기 위해 박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고위 대표단 방한은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 파견과 비슷한 접근"이라며 "군부 최고 책임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왔다는 것이 차이가 있는데, 이는 북한이 최근 민감하게 반응해 온 대북 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대타협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은 사실상 김정은 제1비서의 '특사'로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할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왔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한이 향후 3년 반의 남북관계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태그:#인천 아시안 게임,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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