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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대 총장잔디에서 '관악게임리그' 결승전이 치러지고 있다. 결승전에 참가한 '삼일한' 팀을 두고, 학생들 사이에 큰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대 총장잔디에서 '관악게임리그' 결승전이 치러지고 있다. 결승전에 참가한 '삼일한' 팀을 두고, 학생들 사이에 큰 비판이 일고 있다.
ⓒ 서울대 축제하는 사람들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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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축제 때 게임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용어를 팀 이름으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기구인 '축제하는 사람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 동안 서울대 가을 축제를 열었다. 축제 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행사는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와 <위닝 일레븐> 토너먼트 대회인 '관악게임리그'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학생 6명씩으로 이뤄진 24개 팀이 8월부터 시작된 예선전에 참여했다. 물리천문학부에 다니는 한 학생도 다른 과 학생들과 팀을 꾸려 예선전에 참여했다. 이들은 팀 이름을 '삼일한'이라고 지었다. '삼일한'은 일베에서 '북어와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말에서 파생된 단어로, 일베 회원들이 여성을 비하할 때 주로 쓴다.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패야'가 팀 이름?

'삼일한' 팀은 '관악게임리그'에서 승승장구해 지난달 30일 오후 6시 서울대 본관 앞 '총장잔디'에서 진행된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이 시작된 후, '삼일한' 팀의 존재를 알게 된 서울대 학생들은 서울대 학생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이들을 성토하는 글을 올렸다. 한 학생은 '축제하는 사람들' 쪽에 '삼일한' 팀의 제재를 요구했다.

그는 "'삼일한' 팀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한 강력 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차후 축제와 관련해서, 해당 팀의 일원들이 관악 게임리그는 물론이고 장터, 동아리 공연과 같은 어떠한 축제 공식 행사에도 신청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하는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혐오 범죄에는 무관용이 원칙이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그 자체를 파괴하려는 세력을 포용하지 않는다, 일벌백계로 모범을 보여야 이후에 이어질 후속 시도들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면서 "나치나 KKK단의 첫 출현 때 '에이 시끄럽게 들쑤시지 말고 관심 주지 않으면 알아서 사라지겠지' 하고 방치한 결과가 유태인·집시 학살과 흑인 린치였다, 학생사회의 자정능력을 보여주자"고 전했다.

김지윤 '축제하는 사람들' 대표는 학생들의 성토가 쇄도하자 같은 날 "해당 팀에 대한 제재 방안을 회의를 통해 논의할 예정이며 말씀해주신 의견을 반영하겠다"면서 "미리 조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승전이 진행 중인 상황인 터라, 제재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삼일한' 팀 '3일에 한 번 승급' 해명.. 학생들은 "사과하라" 요구

결승전 후 '삼일한' 팀이 사과보다는 해명하는 글을 올리자, 학생들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삼일한' 팀은 2일 낮 '물리천문의lol'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저희 팀명 '삼일한'은 솔로랭크를 삼일에 한 번씩 승급하겠다는 의미라고 결승무대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바 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솔로랭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성적에 따라 매겨지는 계급을 뜻한다. 이 글에는 '삼일한' 팀의 사과를 요구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정아무개씨는 "물리천문만의 게임리그도 아니었으니 서울대 구성원 상당수에게 불쾌감을 준 셈이다, 공개적으로 사과해주시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아무개씨는 "저 자리(결승전)에서 직접 실시간으로 팀명을 들었던 여자인데, 듣고 나서 엄청 수치스러웠다, 제대로 사과문을 올리셔야 한다"면서 "물의를 일으킨 채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건 비겁해 보인다, 같은 자연대 학우라는 게 창피하다"고 비판했다.

최아무개씨는 "'삼일한'이라는 말은 반인륜적인 말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도 삼일한이라고 하면 보통 그 뜻으로 쓰인다"면서 "이런 말로 팀명을 지었다면 그 뜻이 '삼일에 한번 승급'이라 하더라도 지탄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베가 아니라 용어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제하는 사람들'은 3일 오후 '스누라이프'와 페이스북에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삼일한은 명백한 여성 혐오 및 비하의 표현이며, 결코 일종의 '농담'으로 관용될 수 없다는 입장에 공감한다"면서 "또한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했다 하더라도, 학교의 축제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여학생들을 포함, 불특정 다수의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에게 불쾌감과 모욕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해당 팀명을 사용한 참가자들에게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축제하는 사람들 측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못해 많은 학우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축제하는 사람들은 이어 "문제를 인지한 직후 해당 팀에게 이메일을 통하여 연락을 취하였고, 팀명에 대한 당사자의 의견 및 사태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면서 "삼일한 팀은 '자신들에게 해명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공식적인 해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현재 관악게임리그 규정에는 해당 팀을 제재할 수 있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다, 따라서 축제하는 사람들 차원에서 임의로 제재 관련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삼일한' 팀의 경우에 대하여 소급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재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에 어떤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자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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