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농구가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아 정상에 등극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결승전에서 중국을 70-64로 제압하고 그토록 기다려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 여자 농구의 4연패를 저지하며 1994년 히로시마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은 탈환했다.

앞서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올라온 한국은 변연하, 김단비, 양지희 등을 앞세워 총력전에 나섰다. 중국은 주전 선수 다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차출된 탓에 2진급을 내세웠지만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전반전은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한국은 변연하의 꾸준한 득점포를 앞세워 근소하게 앞서 나갔으나 중국의 손쉬운 외곽 공격을 자주 허용하면서 좀처럼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중국의 외곽 공격도 성공률이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은 골밑 대결에서도 밀리며 리바운드를 자주 내주며 더욱 고전했다. 장신 센터 류단을 앞세워 골밑을 장악한 중국은 빠르게 추격해왔다.

한국은 2쿼터 들어 하은주를 투입하며 골밑을 강화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3점슛 3개를 터뜨린 변연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가 5득점 이하로 침묵한 한국은 결국 33-35로 2점 차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양지희의 짜릿한 버저비터, 승리를 예감하다

이날 경기는 3쿼터가 가장 치열했다. 한국은 김단비가 주도하는 빠른 공격이 힘을 발휘하며 다시 득점력이 살아났지만 중국의 스슈펑을 막지 못해 고전했다. 하지만 수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양지희의 버저비터가 터지면서 55-53으로 3쿼터를 마치면서 조심스레 승리를 예감했다.

양지희의 극적인 버저비터는 마지막 4쿼터의 활력소가 됐다. 한국은 4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4득점을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고, 반대로 중국의 공격을 3분 가까이 무득점으로 막아냈다.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조급했는지 야투 성공률이 떨어졌지만 오히려 수비는 더욱 강력해지면서 중국을 완벽하게 묶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두고 변연하의 결정적인 3점슛이 터져 10점 차 이상 달아나며 중국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한국은 변연하가 16득점을 올리며 전방위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신정자와 김딘비도 각각 14득점과 1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양지희 역시 승부처인 3쿼터 이후 고비마다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한국 농구는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넘어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하지만 주전 선수 대부분이 30대를 넘어선 만큼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세대교체라는 큰 숙제도 함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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