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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씨가 2010년 7월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자료사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씨가 2010년 7월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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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또 다시 승소했다. 이번엔 가족들의 위자료까지 받게 됐다. 하지만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32부(부장판사 유남석)는 1일, 피고 대한민국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 민간인불법사찰 가담자들은 김종익씨에게 일실수익 3억8000여만 원과 위자료 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1심 재판부와 달리 가족들의 피해도 인정, 부인과 자녀들에게 총 3500만 원가량을 지급하라고 했다.

그런데 재판을 마친 김종익씨는 말을 아꼈다. 그는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도 거절했다. 옆에 있던 최강욱 변호사가 답답하다는 듯 "어이없다"는 한마디 내뱉었다. 여전히 '주식 매도' 부분은 손해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7월 김종익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비방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고, 이 일로 불법사찰을 당했다. 결국 김씨는 그해 9월 KB한마음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12월에는 자신이 갖고 있던 주식의 75%를 헐값에 팔아버렸다. 회사에 피해를 줄 것이란 압력 때문이었다. 김씨는 물론 가족들 역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후 민간인 불법사찰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김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2013년 8월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재판장 이건배)는 그의 손을 들어줬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대표이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부분만 피해로 인정했고(일실수익), 주식 매도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가족들의 손해는 김종익씨가 받을 위자료에 포함된다고 봤다(관련 기사 : 불법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두 번 죽인 법원).

가족에게도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만 보면 항소심 재판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하지만 주식 매도 부분은 1심 판결에 머물러 있었다.

가족 위자료 인정됐지만... 항소심도 '주식 매도' 손해로 인정 안 해

김종익씨는 그동안 '불법사찰 때문에 시가 4만 원짜리 KB한마음 주식을 1만2000원에 처분했다'고 주장해왔다. 자신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총리실 직원들이 '김 사장님 회사 지분 문제가 정리되어야 김 사장님 문제는 정리되는 것으로 하고 있다'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압박했기 때문에 서둘러 저렴한 가격에 팔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줄곧 법원은 민간인 불법사찰이 '주식 매도'에 원인을 제공하긴 했지만 '헐값'의 이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들은 원고의 지분 처분만 강요했을 뿐 그 상대방이나 매도 가격에 관여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며 "시세보다 싸게 팔아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4만 원'이란 금액을 시가로 볼 만한 증거 역시 부족하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의 결론도 같았다.

또 다시 '총리실 직원들 강요로 주식을 매도한 건 맞지만, 그로 인해 가격손해를 보진 않았다'는 재판부 판단에 최강욱 변호사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번에는 주식 부분을 입증하기 위해 회사 임원들이 써준 확인서까지 다 냈는데도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총리실 직원들의 형사 판결 요지는 '민간인 불법사찰이 김종익씨의 모든 걸 빼앗았다는 것'이고, 거기서 주식 부분은 주요 범죄 사실"이라며 주식 매도 역시 분명한 피해라고 했다. 최 변호사는 "항소심 결과는 (민간인 불법사찰에 가담한 자들을 유죄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도 어긋난다"며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부장판사 김우진)은 전날 김종익씨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4명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란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다만 1심에서 총 4000만 원 지급하라고 한 것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그 액수를 2400만 원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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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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