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테러 위험에 대비해 10월 1일 국경절 기념행사에서 날린 비둘기의 항문까지 수색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전날 인력을 동원해 국경절 기념행사에서 날려보낼 비둘기 1만 마리의 날개, 다리, 항문을 전수 검사한 뒤 밀폐된 차량에 실어 행사 장소인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보냈고 이 과정을 모두 녹화했다.

공안 관계자는 "비둘기가 수상한(suspicious) 물질을 지니고 있진 않은지를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상한 물질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외신은 중국 당국이 1만 마리의 비둘기까지 모두 강도 높은 수색을 한 것은 그만큼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무차별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홍콩에서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위구르인들이 탄 차량이 톈안먼으로 돌진하다가 폭발해 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지난 7월에는 신장 자치구에서 무차별 칼부림 테러로 수십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중국은 이날 국경절 기념행사를 위해 무려 85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보안요원으로 참여시켰고, 만리장성이나 이화원 등 주요 관광지에는 헬기까지 띄워 감시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