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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이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훼스틴조선호텔에서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이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훼스틴조선호텔에서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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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맞설 새로운 IT 공룡이 탄생했다. 10월 1일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하면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란 이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 200명이 넘는 취재진을 불러 성대한 합병법인 출발을 알렸다. 지난 5월 합병 선언 이후 4개월 동안 많은 진통 끝에 이룬 성과들을 꺼내놓는 자리였지만 바깥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텔레그램 주목 안타까워... 보관기간 짧아 대화내용 전부 준다는 건 오해"

최근 우리 정부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으로 외국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때마침 시민단체에서 이날 아침 검찰의 카톡 압수수색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까지 연 것이다. 이날 기자들의 질문도 카톡 검열 문제에 쏠리면서 이제 막 출생 신고를 마친 신임 공동대표들을 진땀나게 했다.

카카오 대표 출신으로 최세훈 전 다음 대표와 함께 다음카카오를 이끌게 된 이석우 대표는 "(검찰 압수수색 관련해서) 우려하는 바가 뭔지는 알지만 우린 최고의 보안기술을 갖고 있고 (대화 내용) 서버 보관 기간도 짧아 사용자가 원치 않게 유출되는 일은 없다"면서도 "대한민국 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공정한 법 집행이 있을 경우 검찰에 협조해 주고 있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카톡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안타까운 일인 건 맞지만 어떤 서비스도 해당 국가 법 적용을 받고 거기에 따른 정당한 협조를 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밝히고 "(카톡 사업에 미칠 타격이) 예상은 안 되지만 큰 파장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보안이 철저하다고 알려진 '텔레그램'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일부 오해도 있고 잘못 알려진 사실도 있다"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서비스가 주목받는데 우리가 더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처럼 서버에 저장된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서버가) 암호화 안 돼 있어도 (수사기관이) 서버를 들고 갈 순 없다"면서 "(사용자들이)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텔레그램을 쓰는데 오해를 푸는 방법이 뭘까 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단체가 경찰의 세월호 추모 침묵 행진 제안자인 용혜인씨 카카오톡 압수수색 내용에 대화 상대방 아이디 등 개인정보까지 포함됐다는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보고 받은 내용도 없고 수사 기밀에 해당해 언급할 수도 없다"면서도 "수색 영장에 기록된 모든 게 제공되지 않고, 대화방의 경우 서버에 5~7일 정도만 보관돼 영장이 와도 대화 내용을 못 주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해명했다.

조직 통합 둘러싼 내부 갈등 일축... "우리는 한 팀"

다음카카오는 이날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이란 사업비전과 새로운 기업이미지 등을 공개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새 서비스는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물' 등 4가지 연결에 주목하겠다고 밝혀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 외에 온-오프라인 연결 사업(O2O)과 사물인터넷(IoT) 사업 진출을 강조했다.  

최세훈 대표는 "내부에서 4가지 전략을 구체화하는 프로젝트를 여러 가지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시점에 발표하는 게 없지만 다음카카오 신규 프로젝트 여러 개가 한꺼번에 돌아가고 있어 조만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과 카카오 서비스가 주로 국내 사용자로 한정했다는 지적에도 최 대표는 "지금까지 주로 카카오톡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노력해 왔는데 다음카카오가 출시하는 서비스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에 대해서 최 대표는 "통합 방향성을 전 직원이 공유하면서 일부 불만을 밖에 얘기할 수도 있지만 우린 한 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최근 언론 기사에 18개 팀이라는 건 완전히 오보고 현재 10개 팀인데 신규 사업이 생기면 팀이 생기고 임무가 끝나면 팀이 없어지는 유연한 조직 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인 다음카카오 영문 로고에 대해서도 최 대표는 "다음 로고의 4가지 색과 카카오의 노란색을 빛으로 합치면 하얀색이 되고 물감으로 합치면 검정색이 된다"면서 "하나가 돼서 앞으로 젊음과 유연함, 소통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행사와 더불어 통합 홈페이지(www.daumkakao.com)도 공개했다. 다음카카오는 기존 제주 본사를 유지하되, 서울 한남동 다음 사무실과 성남 판교 카카오 사무실을 하나로 합쳐 판교에 새 업무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통합법인 임직원수는 다음 출신 1600여 명, 카카오 출신 700여 명을 합쳐 2300여 명이고,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3200여 명에 이른다.

기존 다음과 카카오의 서비스들도 당분간 현 상태와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되, 성격이 유사한 서비스는 통합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 역할에 대해 이 대표는 "일상적인 경영은 (공동대표에게) 일임한 상태지만 주요 의사 결정과 조직문화, 장기 전략에 대해선 중요한 인사이트(통찰)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우 대표는 이날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외 경쟁자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외부에 여러 당사자가 있겠지만 우리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면서  "서비스 회사는 초심을 잃는 순간 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좌고우면하기보다 사용자에게 집중하고 소통을 통해 원하는 걸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카톡 검열' 논란은 다음카카오가 앞으로 사용자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보여주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태그:#다음카카오, #카카오톡 검열,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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