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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내 주차장은 자가용 62대를 넣으면 가득 찹니다.
▲ 만차 오동도내 주차장은 자가용 62대를 넣으면 가득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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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주차장 만차입니다. 차 돌려 다른 곳에 주차하세요."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가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오동도는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후 국·내외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옵니다. 오동도를 찾는 관광객은 평일 5000명이 넘고 주말과 휴일에는 1만 명을 훌쩍 넘습니다. 특히, 휴가철이나 연휴기간에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지경입니다.

지난 2013년, 오동도를 찾은 관광객은 약 275만 명이었습니다. 반면, 여수시가 관리하는 오동도 내 주차장은 자가용 62대를 넣으면 가득 찹니다. 때문에 오동도 입구는 항상 시끄럽습니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려는 자가용 운전자와 이를 막는 주차 관리원 사이에 자주 고성이 오갑니다.

오동도에 대형 관광버스가 나타나면 입구는 그야말로 북새통으로 변합니다. 이 지경이 되면 주차 관리원들도 손을 놓고 맙니다. 차는 점점 밀려오고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집니다. 결국, 자가용 운전자들은 차를 돌려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오동도 옆 터널을 지나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귀한 시간 내 오동도 찾은 관광객들은 오동도 구경도 못하고 교통체증만 실컷 겪습니다. 교통체증을 뚫고 오동도 입구에 닿은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차 댈 곳이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여수시는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동도는 시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온 손님을 내쫓아야만 합니다.

공영주차장 사라질 위기, 시 대체 부지 찾아야...

주차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나마 오동도 앞 주차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던 공영주차장이 곧 사라질 판입니다. 오동도 주차장 앞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넓이 3221㎡, 승용차 50대가 주차 가능합니다.

오동도 주차장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넓이는 3,221제곱미터 인데 자가용 50대가 주차 가능합니다. 오아시스 같은 공영주차장, 곧 사라질 위기입니다.
▲ 주차타워 오동도 주차장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넓이는 3,221제곱미터 인데 자가용 50대가 주차 가능합니다. 오아시스 같은 공영주차장, 곧 사라질 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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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많은 관광객들이 차를 댑니다. 아직까지 이곳은 주차비를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 같은 이 주차장이 곧 사라질 위기입니다. 시 공영주차장은 주차 타워로 바뀝니다. 오동도 옆 자산공원에 해상 케이블카가 들어서기 때문이죠. 케이블카 업체가 여수시로부터 이 땅을 구입해 케이블카 이용 고객들을 위한 주차 타워를 만들 계획입니다.

케이블카를 타러 온 손님들의 차량을 받기 위해서는 공영주차장을 없애야합니다. 오동도에 차를 몰고 온 관광객들은 이제 도로변에 불법주차를 하기도 힘든 상황이 될 겁니다. 여수시는 다른 곳에라도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주차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러나 시는 추가로 공영주차장을 건설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오동도 관리를 맡고 있는 담당 공무원에게 물었더니 "오동도 주차장이 가득차면 '엑스포 해양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면 된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시 공무원의 말처럼 자가용 운전자들이 해양공원 주차장에 차를 댈까요?

엑스포해양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면 자가용은 30분당 500원, 버스는 무조건 하루 5000원을 내야합니다.
▲ 유료주차장 엑스포해양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면 자가용은 30분당 500원, 버스는 무조건 하루 5000원을 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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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한 바퀴 돌고 엑스포해양공원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세, 네 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즉, 자가용 운전자는 적어도 주차요금 3000원을 내야 합니다. 특히, 오동도 입구와 가까운 곳에 주차장이 마련된 것이 아닌 터라 관광객들은 짜증이 더 납니다.
▲ 주차요금 오동도 한 바퀴 돌고 엑스포해양공원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세, 네 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즉, 자가용 운전자는 적어도 주차요금 3000원을 내야 합니다. 특히, 오동도 입구와 가까운 곳에 주차장이 마련된 것이 아닌 터라 관광객들은 짜증이 더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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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비 받는 '엑스포 해양공원' 주차장은 텅텅 비었네요

대부분 관광객들은 엑스포 해양공원에 자가용을 주차하지 않습니다. 엑스포 해양공원 주차장은 오동도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주차 요금도 부담해야 합니다. 엑스포 해양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면 자가용은 30분당 500원, 버스는 무조건 하루 5000원을 내야합니다.

오동도 한 바퀴 돌고 엑스포 해양공원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3~4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즉, 자가용 운전자는 적어도 주차요금 3000원을 내야 합니다. 오동도 입구와 가깝지도 않아서 관광객들은 짜증이 더 납니다. 때문에 현재, 엑스포해양공원 주차장은 텅 비었습니다.

지난 9월 27일, 엑스포해양공원 주차장에 자가용을 주차한 시민을 만났습니다. 순천에서 오동도를 구경하러 왔다는 김아무개씨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이곳에 주차하게 됐다"며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지 않아 그나마 낫지만, 오동도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이곳에 주차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오동도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 빈 공터가 있습니다. 이곳은 시가 '오동도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매입한 땅입니다. 넓이는 1500㎡이고 오동도로 향하는 도로와 인접한 곳에 있습니다. 이곳에 시는 주차장이 아니라 공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오동도 입구는 주차장 부족으로 북새통인데 시는 공원조성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물론, 나무 우거진 공원이 많으면 더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여수시는 쉴 새 없이 오동도로 밀려오는 관광객은 유료주차장으로 내몰고 그나마 있던 공영주차장은 없애면서 공원 만들려고 합니다.
▲ 재해위험지구 오동도 입구는 주차장 부족으로 북새통인데 시는 공원조성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물론, 나무 우거진 공원이 많으면 더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여수시는 쉴 새 없이 오동도로 밀려오는 관광객은 유료주차장으로 내몰고 그나마 있던 공영주차장은 없애면서 공원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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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땅은 공원으로 만들고 박람회 재단에 주차요금 내려라?

물론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많아지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여수시는 쉴 새 없이 오동도로 밀려오는 관광객을 유료주차장으로 내몰고, 그나마 있던 공영주차장조차 없애고 있습니다. 공영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은 공원으로 만들겠답니다.

이는 관광객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여수시 행정과 엇박자가 아닐까요? 여수시는 심지어 박람회 재단을 향해 주차 요금을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가 매입한 도로변 땅은 공원으로 만들고 박람회 재단 측 주차 요금만 내려 달라고 말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시는 오동도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박람회 재단 주차 요금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할 수 있습니다. 주차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관광객들의 여수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시는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주차 비용 일부를 시 재정으로 부담해야 합니다. 박람회 재단은 공익적 차원에서 주차 비용을 내려야 합니다. 여수 관광객들이 훨씬 덜 부담스러울 듯합니다. 시는 관광객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 발로 오동도 찾아온 관광객은 내쫓고 있습니다.

여수시가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러 찾아온 관광객들이 오동도에 발을 들여 놓기도 전에 주차 문제로 눈살 찌푸리는 일 없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과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동도, #공영주차장, #여수세계박람회, #여수시, #한려해상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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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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