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결승에 올라 20년 만의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은 9월 3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준결승에서 22점을 올린 '월드 스타'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일본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결승행 티켓을 차지했다.

이미 조별예선에서 일본을 꺾은 바 있는 한국은 자신감 넘치는 공격으로 1세트 초반부터 8-1로 앞서나가며 기세를 올렸다. 김연경과 김희진의 폭발적인 스파이크로 계속 점수를 벌려 나가면서 25-16으로 가볍게 1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2세트에도 김연경의 강력한 공격과 수비진의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까지 어우러져 8-2로 달아나며 달콤한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이했다. 하지만 일본의 공격이 살아나자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린 한국은 결국 18-18 동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2세트를 넘어 승부의 전체 흐름을 좌우할 분수령에서 한국은 박정아의 오픈 공격과 김연경의 후위 공격이 연거푸 터지면서 다시 달아났고, 일본의 실책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다시 21-18로 벌어졌다.

세터 이다영의 블로킹으로 다시 1점을 보탠 한국은 일본의 연속 실책으로 2점을 올리며 2세트도 25-19로 따냈다. 힘든 고비를 잘 넘긴 한국은 더욱 상승세를 탔지만 추격의 기회를 놓친 일본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3세트에도 공수가 조화를 이루며 일본을 압도했다. 리베로 김해란이 몸을 던져 환상적인 디그로 공을 받아내면 김연경이 대포알 같은 스파이크를 일본 코트에 내리 꽂았다. 양효진의 중앙 속공까지 터지자 일본은 더 이상 반격할 틈조차 없었다.

23-16에서 김연경의 직선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한국은 양효진의 속공으로 3세트마저 25-16으로 따내면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2점을 올리며 경기를 빛냈고, 박정아와 김희진도 각각 15점과 11점을 보태며 지원사격했다. 일본은 주전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느라 이번 대회는 2진급 선수들이 나선 탓에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일 중국과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4년 전 광저우 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고 금메달까지 따내는 '일거양득'의 승리를 거둘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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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김연경 일본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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