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자 축구가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선착했다.

북한은 30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이라크의 모래바람을 뚫고 1-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에 오른 것은 1990 베이징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이란에 패해 은메달을 따냈던 북한은 1978 방콕 대회 결승에서 한국과 비겨 공동 금메달을 따낸 이후 36년 만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북한은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빠른 공격 전개로 이라크를 압박했다. 스위스 FC 바젤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박광룡은 거친 몸싸움과 안정된 공 점유율로 남다른 존재감을 뿜어냈고, 리용직은 넓은 시야와 과감한 전진 패스로 야전 사령관 역할을 했다.

북한은 중원에서도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좀처럼 이라크에 반격의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하며 다소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북한은 전반 32분 이라크 문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 골키퍼와 충돌에 넘어졌다. 페널티킥을 선언해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의 반칙이었지만 중국 출신의 주심은 호각을 불지 않았다.

아쉽게 전반전을 마친 북한은 후반전에 다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13분 코너킥 찬스에서 박광룡이 정확한 헤딩으로 연결한 공이 이라크 수비수 팔에 맞았다. 누가 봐도 명백한 페널티킥이었지만 이번에도 주심의 호각은 울리지 않았다. 북한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소용 없었다.

두 번이나 페널티킥을 도둑맞았지만 북한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계속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날카로운 슈팅이 골대에 맞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불운이 계속되며 결국 전후반 90분이 0-0으로 끝났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이라크 골문을 끈질기게 두드린 북한은 마침내 연장 전반 6분 만에 정일관이 정확한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비벽에 가려 시야에서 공을 놓친 골키퍼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위기도 있었다. 연장 전반 종료를 앞두고 선제골의 주인공 정일관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반격을 잘 막아내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북한 이라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