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김영애, 마트노동자 현실 알게돼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카트>제작보고회에서 미화원 순례 역의 배우 김영애가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1월 개봉 예정.

▲ '카트' 김영애, 마트노동자 현실 알게돼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카트>제작보고회에서 미화원 순례 역의 배우 김영애가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1월 개봉 예정.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 <카트>가 완성을 알렸다. 명필름에서 기획, 제작을 맡았고 캐스팅 또한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천우희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합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배우로서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30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들은 의연했다. 특히 극 중 대형마트 청소부 직원 순례 역을 맡은 김영애는 "살면서 정치색을 드러낸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보수 쪽에 가까웠고 사실 영화가 노동운동 이야기라고 해서 망설인 건 사실이었다"면서 "시나리오를 보면서 내가 전혀 몰랐고 상상조차 못했던 진짜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였고, 사람들이 함께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에 기획된 <카트>는 제작기간만 3년이 걸렸다. 여러 감독이 연출자로 물망에 올랐지만 여성 영화인 부지영 감독이 낙점됐고, 2014년 1월에 첫 촬영을 들어간 이후 약 3개월 동안 배우들은 마트 작업복을 입고 하나가 됐다. 부지영 감독은 "2년 전에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보고, 노동운동을 상업영화로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큰 용기라고 생각했다"며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인 만큼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촬영과 함께 성장해 간 배우들 "<카트>는 우리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

부지영 감독, '카트'는 마트노동자들의 무기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카트>제작보고회에서 부지영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1월 개봉 예정.

▲ 부지영 감독, '카트'는 마트노동자들의 무기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카트>제작보고회에서 부지영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1월 개봉 예정. ⓒ 이정민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마트의 모범 직원 한선희 역의 염정아는 "부당 해고를 당한 후 노동자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이 공감 갔다"며 "대사 중에 '회사가 잘 되면 나도 잘 될 줄 알았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한 번에 무너져 절망했고, 노조를 만들고 함께 회사와 싸우는 과정에서 실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규합해 노조를 꾸리는 혜미 역의 문정희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임을 강조했다. 문정희는 "누구나 부당한 대우에 대해 항의할 창구가 없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생계를 꾸려가는 직장인 엄마들이 사회에 저항하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작품으로 이해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대 노동자 미진 역의 천우희 역시 "사회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데, 사실 영화는 거기서 더 들어간 우리 가족과 이웃의 현실"이라며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의리파 노동자 옥순 역의 황정민은 스스로를 "비정규직 노동자에 가깝다"고 칭했다. 화려해 보이는 배우지만 작품과 대중의 선택을 끊임없이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나온 말이었다. 황정민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함께 할 때 더 힘이 된다는 생각을 관객 분들이 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부지영 감독은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에 있어서 한 순간의 흔들림도 없었다"며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 이용하는 게 카트인데, 노동자들이 파업하며 (카트가) 밥차가 되거나 방패가 되기도 하는 과정에서 이보다 적확한 제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트' 마트노동자들의 단결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카트>제작보고회에서 배우 황정민, 김영애, 문정희, 염정아, 천우희, 도경수와 부지영 감독이 손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1월 개봉 예정.

▲ '카트' 마트노동자들의 단결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카트>제작보고회에서 배우 황정민, 김영애, 문정희, 염정아, 천우희, 도경수와 부지영 감독이 손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현실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11월 개봉 예정. ⓒ 이정민


<카트>는 지난 2007년 대형마트 까르푸의 노조 탄압을 모티프로 했다고 알려졌다. 웹툰 <송곳> 역시 같은 소재로 연재가 됐고,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부지영 감독은 "어떤 특정 사건을 토대로 했다고 하기보다는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많이 포진한 마트를 중심으로 자료 조사를 했다"며 "사안을 포괄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물론 특정 사건을 떠올릴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2년 동안 자료 조사를 하면서 영화를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트>는 하루 아침에 부당 해고를 당한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사에 맞서며 하나가 돼 가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 9월에 열린 제 38회 토론토영화제에 선 공개 됐으며, 오는 11월 중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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