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가 무려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귀중한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테니스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임용규-정현은 29일 인천 열우물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인도의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를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한국 남자 복식은 1986 서울 대회에서 김봉수-유진선 이후 28년간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한국 테니스가 낳은 최고의 스타 이형택도 2002 부산 대회에서 정희성과 함께 결승에 올랐으나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더구나 2010 광저우 대회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도 남녀 단식, 남녀 복식, 남녀 단체전, 혼합 복식 등에서 모두 탈락했으나 남자 복식 금메달로 자존심을 지켰다.

갑자기 내린 가을비 때문에 예정보다 3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던 양 팀은 1세트부터 혈투를 벌였다. 각자의 서브 게임을 철저하게 지켜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5-5 동점으로 맞섰다.

그러나 한국이 서비스 게임을 따내며 6-5로 앞선 가운데 인도의 서브 게임을 처음으로 빼앗으며 7-5로 1세트를 먼저 따내고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역시 비슷하게 흘러갔다. 한국이 앞서나가면 인도가 곧바로 추격해왔다.

한 번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던 인도의 싱은 3-4 상황에서 급기야 평정심을 잃고 공을 일부러 경기장 밖으로 날려버리는 신경질적인 행동을 하면서 심판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양 팀이 5-5로 맞선 가운데 또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1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한국은 경기가 재개되자 곧바로 정현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6-5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다시 동점을 허용하며 6-6으로 승부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갔고, 정현이 승부처에서 더욱 대담하게 백핸드와 포핸드로 연거푸 점수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3년 전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딛고 돌아온 임용규는 복식 출전을 위해 단식 경기를 포기할 정도로 각오가 남달랐고, 정현은 지난해 세계적인 윔블던 대회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한국 테니스를 이끌어갈 두 젊은 선수가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금메달을 선사하면서 이제 유망주를 넘어 어엿한 간판스타로 자리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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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테니스 임용규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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