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서태지가 KBS 2TV <해피투게더> 출연을 결심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SBS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전략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부터 기획한 <일대일-무릎과 무릎>(연출 남규홍)의 첫 번째 게스트로 서태지와 유재석을 섭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서태지가 KBS 2TV <해피투게더> 출연을 결심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SBS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전략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부터 기획한 <일대일-무릎과 무릎>(연출 남규홍)의 첫 번째 게스트로 서태지와 유재석을 섭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 서태지컴퍼니, KBS


|오마이스타 ■취재/김대오 기자| 서태지는 왜 KBS 2TV의 <해피투게더>를 선택했을까.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서태지가 KBS 2TV <해피투게더3> 출연을 결심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SBS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전략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부터 기획한 <일대일-무릎과 무릎 사이>(연출 남규홍)의 첫 번째 게스트로 서태지와 유재석을 섭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오는 10월 중순부터 전파를 탈 예정인 <일대일-무릎과 무릎 사이>(이하 <일대일>)은 평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나 라이벌일 수도 있는 두 사람이 누가 진행자라고 할 것 없이 단둘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연출을 맡은 이가 교양다큐와 오락을 절묘하게 조합해온 남규홍 PD라는 점. 그는 SBS 스페셜 <나는 한국인이다-짝>(기획·연출 남규홍)을 한 단계 끌어올려, 비난하면서도 꾸준히 보게 한 SBS의 <짝>을 기획하고 초반 연출을 맡았던 인물이다.

교양과 오락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 보완을 통해 시청률의 시너지를 낳겠다는 포부를 지닌 SBS에게 남규홍 PD는 '재주꾼'이다. 이 때문에 SBS 제작본부 차원에서도 가을 개편을 앞두고 남규홍 PD가 기획하는 <일대일>에 적잖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일대일>의 제작진은 첫 번째 게스트로 서태지를 떠올렸다. 지난 8월 초부터 '서태지 급'에 맞는 출연자로 유재석을 비롯한 5~6명을 정해놓고 섭외를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상대를 확정하지 못했다. 이런 물밑 흐름 속에서 서태지가 유재석이 대표 MC를 맡은 <해피투게더3>(책임 프로듀서 한경천) 출연을 확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10월 초 전파를 탈 예정인 SBS <일대일-무릎과 무릎 사이>의 기획과 연출을 맡고 있는 남규홍 PD.

10월 초 전파를 탈 예정인 SBS <일대일-무릎과 무릎 사이>의 기획과 연출을 맡고 있는 남규홍 PD. ⓒ 남규홍

이에 대해 남규홍 PD는 "<해피투게더3>와 현재 기획과 섭외를 진행 중인 <일대일>은 포맷이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전제한 뒤, "조금은 아쉽지만 <해피투게더3>의 섭외력이 뛰어났던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우리도 아직 진행 중인 카드"라고 웃었다.  

남규홍 PD가 웃을 수 있는 이유는 '포맷 차이'. 이에 대해 남 PD는 "우리 프로그램에선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국민 MC 유재석'을 섭외한 게 아니라 '서태지와 유재석'이기 때문에 서태지가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도 서태지와 유재석이 출연하는 <일대일>은 전혀 다른 모습과 내용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대일>은 키가 큰 사람이 굽을 낮추고, 앉은 키가 작은 사람은 의자를 높여 눈높이를 맞춘 뒤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프로그램의 성격에 대해 '배틀 형식의 토론'이라고 잘못 알려졌으나 누가 말을 잘하고, 누가 자극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한마디로 '묻고 답하기'의 고정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서태지-유재석' 혹은 '유재석-서태지'가 성사되었더라도 본능에 가까운 유재석의 감각적인 'MC 본능'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가 관건이었던 셈. 만약 이런 기본 포맷을 지키지 않는다면 시청자도 조금은 물린 '진행자-특별한 손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서태지의 출연을 통해 <해피투게더3>가 잠시 특별한 변신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때론 귀찮은 '문화 대통령'이나 '국민 MC'라는 행복한 면류관을 잠시 내려놓고 '서태지-유재석' 혹은 '유재석-서태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훨씬 구미가 당긴다.

<해피투게더3>가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출연을 위해 잠시 형식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유는 있겠으나, 결국 '형식'이 '내용'을 규정할 수밖에 없는 방송 현실을 생각한다면 SBS <일대일>의 '미완의 섭외 실패'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태지 유재석 해피투게더 남강댐 일대일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