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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쿠다리'를 아시는가? 관료의 나라 일본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일컬어 아마쿠다리(天下り)라 부른다. 글자 그대로 '신의 강림', 이른바 하늘에서 내려준 보직이란 뜻이다.

일본 정부에서 일하다가 옷을 벗는 관료들은 '용퇴'란 미명 아래 산하기관에 자리를 마련하고 재취업한다. 그런데 낙하산으로 간 인사의 연봉은 관료 때보다 훨씬 높다. 대신에 그들은 공직생활 당시에 구축해놓은 관료사회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예산을 따오고 기관 이익을 대변하는 법을 만드는 등 일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낸다.

그리고 이는 폐단을 잉태한다. 정부의 고위직에서 일하다가 퇴직한 덕분에 그들은 공기업이나 정부에서 주로 일감을 얻는 공단, 재단, 협회 등 정부 산하 단체에 포진한다. 그리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향유한다.

낙하산 철폐 위해 싸우다 살해된 어느 정치인

<혼신의 힘 - 일본을 뒤흔든 16인의 풍운아> (최석영 지음 / 인물과 사상사 펴냄 / 2014.02 / 1만 6000원)
 <혼신의 힘 - 일본을 뒤흔든 16인의 풍운아> (최석영 지음 / 인물과 사상사 펴냄 / 2014.02 / 1만 6000원)
ⓒ 인물과 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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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폐해는 세월호의 참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 그야말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우리나라는 뒤늦게나마 박근혜 대통령의 소위 '관피아 척결 대책'이 회자되고 있는 즈음이다. 그런 시기이기에, <혼신의 힘 - 일본을 뒤흔든 16인의 풍운아> 서평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우국의 폭탄 사나이, 이시이 고키"의 화려한 활약상부터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는 학생운동가에서 부정과 불의가 판치는 일본정부와 정계를 겨냥코자 정치에 입문했다. 흡사 돈키호테인 양 일본을 망치는 고질병인 아마쿠다리의 척결에 심혈을 쏟는다. 그러나 2002년 10월 25일, 집을 나서던 중 이토 하쿠스이라는 야쿠자 조직원의 칼을 맞아 절명한다. 누구의 사주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정치권은 그의 죽음을 방조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잠잠하다 싶으면 반복되는 이런 현상은 마치 일본의 반성과 성의 없는 행동에 늘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한일관계 같다. 그러나 막후에서는 해빙의 역할을 맡은 책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리란 느낌을 지니게 되는데 이는 바로 이 책을 일독한 후에 지니게 된 어떤 소득이다.

이 책은 '허망한 바람의 파이터 최영의(최배달)'를 필두로 '언론에 의해 항일가가 된 영웅, 김일', 그리고 <만주국의 이단아, 이상 국가를 꿈꾸다>의 이시와라 간지, <난세의 군인, 재계의 정점에 서다> 세지마 류조 등 걸출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이 16인은 모두 일본사회와 일본인들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일본을 움직였던 이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어를 전공한 것을 계기로 일본에 건너가 10년 간 지냈다. 그리고 일본인의 시선과 저자의 객관적 시각, 적확한 고증을 통하여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 16인을 편견과 가감 없이 오롯이 복원해 냈다.

덧붙이는 글 | <혼신의 힘 - 일본을 뒤흔든 16인의 풍운아> (최석영 지음 / 인물과 사상사 펴냄 / 2014.02 / 1만 6000원)



혼신의 힘 - 일본을 뒤흔든 16인의 풍운아

최석영 지음, 인물과사상사(2014)


태그:#서평, #책동네, #혼신의 힘, #일본, #최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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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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