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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 조성된 제주영어교육도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 조성된 제주영어교육도시.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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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어교육도시(제주시 서귀포시 대정읍 위치)에 개교한 3개의 국제학교 내국인 학생 100명 가운데 24명이 '강남 3구 출신'으로 나타났다.

박주선(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제주영어교육도시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NLCS Jeju, 영국)과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캐나다), 한국국제학교제주(KIS Jeju)에 다니는 내국인 학생은 총 1778명이고, 이 가운데 432명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출신이었다.

이는 전체 내국인 학생의 약 2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즉 제주 국제학교 3곳에 다니는 내국인 학생 100명 가운데 24명이 강남 3구 출신이라는 얘기다.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은 31.0%가 강남 3구 출신

지난 2011년 개교한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의 내국인 학생은 총 707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출신이 339명(47.9%)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경기(129명)와 제주(85명), 부산(53명)의 순이다. 특히 강남 3구 출신이 전체 내국인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1.0%로 제주 국제학교 3곳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 2012년 개교한 브랭섬홀아시아에는 총 508명의 내국인 학생들이 재학중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서울출신이 206명(40.6%)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와 제주, 부산은 각각 97명과 54명, 26명이었다. 서울출신 가운데 강남 3구 출신은 총 117명으로 전체 내국인 학생의 23.8%를 차지했다. 

공립학교로 지난 2011년에 개교한 한국국제학교제주는 서울이나 강남 3구 출신 비율이 다른 국제학교보다 낮았다. 총 563명의 내국인 학생 가운데 서울출신은 168명(29.8%)이었고, 이 가운데 강남 3구 출신은 96명(17.1%)에 그쳤다. 이는 제주출신(101명)보다 적은 규모다.

국공립이나 사립대 등록금보다 5~7배 이상 높아

3개 국제학교 전체 내국인 학생 가운데 강남 3구 출신이 24.3%에 이른 가운데 연간 학비(기숙사비 포함)도 모두 4000만 원 이상이었다(2013년~2014년 기준). 이는 4년제 국·공립대학교나 사립대학교의 평균 등록금(2012년 기준)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귀족학교'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의 1인당 연간 수업료와 기숙사비는 초등학교 2579만 원과 1491만 원, 중학교 2700만 원과 1615만 원이다. 연간 학비가 4000만 원대에 이른 것이다. 고등학교는 연간 학비가 4899만 원(3253만 원+1646만 원)으로 5000만 원에 가깝다.  

또다른 사립학교인 브랭섬홀아시아도 연간 학비 수준이 상당히 높다.  기숙사비는 초․중․고 모두 연 1993만 원으로 같다. 연간 수업료는 초등학교 2648만 원, 중학교 2966만 원, 고등학교는 3126만 원이다. 연간 학비가 최저 4641만 원(초등학교)에서 최대 5119만 원(고등학교)에 이른다.

현재 유일한 공립학교인 한국국제학교제주의 연간 학비조차 초등학교 3114만 원(1864만 원+1250만 원), 중·고등학교 3224만 원(1974만 원+1250만 원)이었다. 외국계 국제학교에 비해 낮긴 하지만 2012년 기준 국·공립 대학교의 평균 등록금인 415만 원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과 브랭섬홀아시아의 연간 학비도 4년제 사립대학교 평균 등록금(737만 원, 2012년 기준)에 비해 5~7배 높다. 

박주선 의원 "귀족학교 우려가 현실화됐다"

박주선 의원은 "제주영어교육도시내 국제학교의 연간 학비가 많게는 4년제 사립학교의 연간 평균 등록금인 736만 원에 7배에 이르고 있어 '부유한 집 자녀가 아니면 다닐 수 없는 귀족학교'라는 우려가 현실화되었다"라고 "공립학교로 설립된 한국국제학교제주마저 연간 3300여 만 원의 학비를 요구하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차단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해외유학 등을 막겠다는 이유로 설립된 국제학교가 귀족학교로 운영되어 교육기회의 평등을 현저히 해치고 있다"라며 "또 하나의 귀족하교로 비판받는 로스쿨과 마찬가지로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혜택을 늘리는 등 교육기회의 평등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노무현 정부 시기인 지난 2006년 12월 당시 재정경제부가 '제주영어타운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해외조기 유학 수요를 흡수하고, 동북아시아 교육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 3792만㎡(115만 평)의 부지가 조성됐다. 총사업비만 1조7810만 원(공공 4592억 원, 민간 1조3218억 원)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6월부터 부지조성공사가 진행됐고, 이후 지난 2011년 9월과 2012년 10월 각각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과 한국국제학교제주, 브랭섬홀아시아가 개교했다. 오는 2016년 9월에는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t. Johnsbury Academy)가 개교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1년까지 총 7개교의 국제학교를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태그:#제주영어교육도시, #박주선, #강남 3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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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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