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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게스트하우스 대표라고 말하면 여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서 펜션같은 겁니다,라고 덧붙여줘야 겨우 수긍의 표정을 짓는다.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자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개념이 한국인들에겐 아직 익숙치 않은 개념인 것이다. 그런 탓에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자기 주장과 모험심이 강하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게스트였던 선아씨도 그런 바로 경우였다.

그녀는 한눈에 봐도 당차고 야무져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여자라고 차별하는 것을 절대 참지 못하고, 욕 잘 하고, 술도 잘 마시고,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가 더 많을 것 같은 전형적인 여장부 말이다.

늘 할 말은 하고 살았던 그녀에겐 기자의 꿈이 있었다. 근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지 잘해냈던 그녀였고,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혹 부족한 것이 보인다면 채우면 그만이었다.

이전까지 했던 도전들은 문제에 대한 답을 도출하는 것이 간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무엇이 부족하여 실패했는지 무엇을 채워야 하는 것인지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인생 처음으로 주눅이란걸 느끼기 시작했다.

포기를 하더라도 포부는 잃지 말아야 한다
▲ 괜찮아 이 잘못이 아니야. 포기를 하더라도 포부는 잃지 말아야 한다
ⓒ 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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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 과정은 대개 주어진 질문에 답을 찾는 데에만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아닐까? 과연 그 일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한 그 일은 이 사회의 어떤 토양 위에 서 있는지.

만약, 그 토양이 내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내가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신문, 방송만 언론은 아니니까. 옛날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내려 전해오는 이야기들도 분명 중요한 민중의 언론이 아니었을까.

무턱대고 도전은 아름답다는 말도, 현실의 냉혹함을 보라는 말도 나는 선아씨에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대신 어디에도 목매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한 가지를 정하고 밀고 나가기에는 이미 사회가 너무 애매해졌다. 어차피 답이 애매하다면 적당한 답을 찾은 뒤 그에 대한 최적의 증명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 시대는 이제 답보다 답을 노출하는 증명이 더 의미 있는 시대가 되어가는 중이니까.

과정도 복잡하고 결과도 복잡하다. 고로 멋지게 합리화시키자.
▲ 이 세계는 혼란하다 과정도 복잡하고 결과도 복잡하다. 고로 멋지게 합리화시키자.
ⓒ 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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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인간실격패, #게스트하우스, #강드림, #청년실업, #언론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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