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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두 번 바뀌어 9월이지만, 세월호 침몰사고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4~5월 진도에 머물며 찍었던 사진을 다시 들췄습니다. 흘려보냈던 사진 중 몇몇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다시 꺼낸 그날'의 사진엔 반성, 후회, 분노 그리고 아픔이 담겨 있었습니다. 9월 첫날, 저는 다시 진도에 왔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사진을 한 장씩 꺼내려고 합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잘' 기억하고 싶을 뿐입니다. - 기자 말

4월 28일 오전 11시,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진도 서망항.

해경이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열었다.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100톤급)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고, 123정의 정장인 김경일 경위를 포함한 대원 4명이 그 앞에 서 있었다. 123정은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경비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경위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 사고 현장에 도착해 선체 진입을 고려했으나 여건상 진입할 수 없었다. 둘, 곧바로 퇴선방송을 했다. 그러면서 손도끼와 망치, 유리 파편을 내보이며 "세월호 유리창을 깨고 6~7명을 구조했다"라고 말했다. 또 직접 123정의 사이렌을 울려가며 "이렇게 퇴선방송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유리창 깼다던 이 사람, 넉 달 지난 뒤 말 바꿔...

세월호가 침몰한 뒤 12일이 지난 4월 28일 세월호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100t급)의 정장 김경일 경위가 진도 서망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현장에 도착해) 선내 진입을 시도했다", "퇴선방송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경위는 손도끼와 망치, 유리파편을 들고 나와 "세월호 유리창을 깨고 6, 7명을 구조했다"며 선내 진입을 시도한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넉 달이 지난 8월 13일 세월호 선원 8차 공판에서 김 경위는 "(선내 진입을 지시하라는) 통신을 받았는데 당황해서 깜빡 잊어버렸다"고 말을 바꿨다.
 세월호가 침몰한 뒤 12일이 지난 4월 28일 세월호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100t급)의 정장 김경일 경위가 진도 서망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현장에 도착해) 선내 진입을 시도했다", "퇴선방송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경위는 손도끼와 망치, 유리파편을 들고 나와 "세월호 유리창을 깨고 6, 7명을 구조했다"며 선내 진입을 시도한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넉 달이 지난 8월 13일 세월호 선원 8차 공판에서 김 경위는 "(선내 진입을 지시하라는) 통신을 받았는데 당황해서 깜빡 잊어버렸다"고 말을 바꿨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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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이 지나 김 경위는 말을 뒤집었다.

지난 8월 13일 세월호 선원 8차 공판이 열린 광주지방법원. 김 경위는 "서해해경지방청 상황실로부터 4월 16일 (오전) 9시 48분경에 세월호 선체 진입 명령을 받은 사실이 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통신을 받았는데 당황해서 깜빡 잊어버렸다"라고 답했다(관련기사 : "선체 진입 명령, 당황해서 깜박 잊어버렸다").

이에 더해 이날 법정에서는 4월 16일 작성된 123정 함정일지를 김 경위가 찢어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자연스레 함정일지의 "퇴선방송을 했다"라는 내용도 허위로 작성된 것임이 드러났다.

다시 4월 28일로 돌아가보자. 김 경위는 선체 진입 명령을 "깜빡 잊어버렸"음에도 기자회견에서 선체 진입 여부를 따진 것처럼 말했고, 하지 않은 퇴선방송도 한 것처럼 말했다. 손도끼와 유리파편 그리고 사이렌 '쇼'까지 벌여가며.

의문이 든다. 상식적으로 경찰 신분의 김 경위가 상부의 지시 없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 수 있었을까. 또 김 경위가 기자회견 당시 내보인 유리파편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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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123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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