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포스터

제11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포스터 ⓒ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사무국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어느덧 10년의 역사, 11번째 행사를 맞이하게 됐다.

국내 지방 소규모 군(郡) 주최의 지역 행사로는 보기 드물게 국제 규모의 축제로 진행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척박한 한국 재즈계의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무대를 꾸려온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어느덧 누적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참여하는 10월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국내외의 대표적인 재즈 뮤지션이 무대를 장식해왔던 만큼, 올해 역시 만만찮은 실력과 명성을 지닌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 풍성한 내용의 공연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2014년 10월 3일~5일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및 가평읍 일대)

11회 공연을 빛내줄 주요 해외 연주자들 중 관심깊게 지켜볼만한 인물과 팀으로는 누가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옐로우자켓(The Yellowjackets)
- 3일 재즈 아일랜드

1978년 데뷔 이래 20여장 넘는 스튜디오 음반과 왕성한 라이브 공연 활동으로 국내에서도 적잖은 팬을 보유한 관록의 퓨젼 재즈 그룹이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팀 답게 '막강 화력'의 연주 실력과 수려한 멜로디는 어느덧 그들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블루스 기타의 명인 로벤 포드, 키보디스트 러셀 페란테 등을 주축으로 결성되었지만 이후 로벤의 탈퇴로 기타가 빠진 4인조 편성으로 오랜 기간 명성을 이어왔다. 특히 팀의 주축 러셀 페란테(키보드), 밥 민처(색소폰), 지미 하슬립(베이스), 윌리엄 케네디(드럼)의 4인 편성은 지금까지 옐로우자켓의 대표적인 멤버 구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옐로우자켓 (www.facebook.com/yellowjacketsmusic)

옐로우자켓 (www.facebook.com/yellowjacketsmusic) ⓒ 옐로우자켓 공식페이스북


밴드 활동 외에 랜디 크로포드, 마이클 프랭스, 줄리아 포댐, 브렌다 러셀 등 팝/R&B 음악인들의 세션도 맡아 진행해올만큼 이들은 대중적인 면모도 보여준 바 있다.(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은 브렌다 러셀의 '르 레스토랑(Le Resturant)' 같은 명곡은 이들 멤버가 세션으로 참여한 대표곡 중 하나다.)

비록 지미 하슬립이 2012년 팀을 떠났지만(지미는 역시 올해 자라섬 무대에 오르는 기타리스트 앨런 홀스워스 밴드와 함께 내한한다) 베이스 명인 고(故)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아들, 펠릭스 파스토리우스가 그의 빈자리를 메워 전임자 못잖은 활력 넘치는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추천작] 워너 브러더즈 재적 시절의 주요 정규 음반들과 새 멤버 펠릭스가 처음 참여한 <어 라이즈 인 더 로드(A Rise in the Road)>(2013년) 등은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등을 통해 감상이 가능하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MCA, GRP 레이블 재적시 음원들을 모은 <더 콜렉션(The Collection)>, <더 베스트 오브 엘로우자켓(The Best Of Yellowjackets)> 같은 모음집들은 국내 음반 판매 사이트를 통해 비교적 구입이 수월한 편이다. 

앨런 홀스워스(Allan Holdsworth)
- 5일 재즈 아일랜드

영국을 대표하는 테크니컬 기타리스트. 그는 1970년대 중후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템페스트(Tempest), 슈퍼그룹 유.케이.(U.K.)를 비롯해 이후 재즈-록의 결합을 시도한 독창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며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뮤지션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아왔다. 

특유의 헤드리스 기타와 1980년대 선보였던 기타 신디사이저(Synth-Axe) 등 독특한 형태의 장비 역시 다른 기타리스트와는 차별되는 앨런만의 남다른 실험정신이 빚어낸 결과물 중 하나였다.

이번 자라섬 무대를 장식하는 연주자 중 가장 록적이면서 실험적인 일렉트릭 사운드로 중무장한 인물이라 보편적인 음악팬들에겐 다소 접근이 쉽지 않은 부분도 많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옐로우자켓 출신의 왼손잡이 베이시스트, 드럼-키보드를 아우르는 신기에 가까운 연주력을 구사하는 게리 허스밴드도 앨런과 함께 공연에 나설 예정이어서 마니아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추천작] 주로 마이너 레이블을 중심으로 음반 활동을 펼쳤기 때문에 국내에서 그의 작품을 구입하거나 음원 사이트에서 감상하기란 솔직히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메탈 퍼티그(Metal Fatigue)>(1985년) 같은 음반은 다행히도 몇몇 음원 사이트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도미닉 밀러(Dominic Miller)
- 4일 미드나잇 카페/5일 재즈 아일랜드

 도미닉 밀러 'Shapes'

도미닉 밀러 'Shapes' ⓒ 유니버설 뮤직

도미닉 밀러는 세계적인 팝스타 스팅과 20여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기타리스트로 그동안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1991년 정규 3집 <더 소울 케이지(The Soul Cages)> 이후 스팅의 모든 음반과 공연에 참여, 명성을 쌓아온 아르헨티나 출신의 도미닉은 스팅의 백업 밴드와 별개로 꾸준히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들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스팅의 명곡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는 그가 공동 작곡가로 참여한 대표곡 중 하나로 지금껏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기타를 넘나들면서 팝·록·재즈·클래식·라틴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채로운 형식의 음악으로 명 기타리스트로서의 면모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기타-피아노-베이스-퍼커션 등 어쿠스틱 기반의 4인조 편성으로 공연을 펼치는 올해엔 5일 메인스테이지 외에도 4일 <미드나잇 재즈카페> 무대를 통해 더 많은 음악팬들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추천작] 플라시도 도밍고, 스팅 등 게스트 뮤지션들과 손잡고 클래식 고전들을 재해석한 <Shapes(셰입스)>(2004년), 명곡 'Shape of My Heart'의 크레익 데이빗 버전 '라이즈 앤 폴(Rise & Fall)'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포스 월(Fourth Wall)>(2006년), 가장 최신작인 <애드 혹(Ad Hoc)>(2014년)은 꼭 들어볼 만한 도미닉의 솔로 음반들이다. 이밖에 장르적 차이는 있지만 그가 참여했던 스팅의 주요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테르예 립달 & 케틸 비외른스타드 듀오(TERJE RYPDAL & KETIL BJØRNSTAD)
- 3일 재즈 아일랜드

지난해 서울에서의 전시회와 공연으로 한국 재즈팬과의 만남을 가진 ECM 레이블의 대표주자들인 테르예 립달, 케틸 비외른스타드도 눈 여겨 볼 음악인이다. 

듀엣으로 무대를 장식할 테르예 립달(기타), 이미 지난 2012년 자라섬에서의 솔로 공연을 선보였던 케틸 비외른스타드(피아노)는 1990년대 초반 '바다 시리즈'로 불리는 <더 시(The Sea)>, < The Sea II >(이상 케틸의 리더작) 등의 연작으로 빼어난 호흡을 맞춘 연주인들이다. 

재즈와 현대 클래식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북유럽(노르웨이) 연주인들답게 냉철하지만 따스함이 공존하는 이들의 작품은 단순히 재즈라는 단어만으로 표현하기엔 협소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폭넓은 범위의 음악을 구사한다.

정통 록 음악에나 어울릴법한 디스토션, 딜레이 등 다양한 이펙터를 활용한 티르에의 기타 사운드와 클래식을 기반으로 차가운 감성의 터치로 구현되는 케틸의 피아노 연주는 오묘한 조화를 이뤄낸 바 있다.

[추천작] ECM 레이블 특성상 국내에선 모 포털 사이트의 음원 서비스를 통해 앨범 단위 다운로드 형태로만 접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지만, < The Sea > < The Sea II > 만큼은 이러한 제약이 아쉽지 않을 만큼 커다란 만족감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들이다. 이밖에 두사람의 유일한 공연 실황음반 <라이프 인 라이프치히(Life in Leipzig)>도 기회가 닿는다면 접해보길 권한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옐로우자켓 앨런 홀스워스 도미닉 밀러 테르예 립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