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반도에서만 대인지뢰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지뢰를 사용하지 않고 저장, 구매하는 일을 돕거나 권장하지도 않겠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번 정책 변경은 지난 6월 더 이상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구매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오타와 협약의 정신과 인도적 목적을 뒷받침 한다"고 밝혔다.

1999년 발효된 오타와 협약은 대인지뢰의 생산, 사용, 이동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매설된 대인지뢰를 제거하는 목적으로 채택됐으며 현재까지 160여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다만 국무부는 "한반도는 특별한 상황(unique circumstances)에 놓여있다"며 "한국을 방위하기 위한 약속에 필요하지 않은 대인지뢰는 적극적으로 파기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오타와 협약에는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도 휴전선 일대 안보를 위해 대인지뢰를 사용하며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타와 협약 가입을 추진했지만 조지 W.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런 방침을 철회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겠다며 오타와 협약 가입에 긍정적인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국무부는 "궁극적으로 미국 정부가 오타와 협약에 가입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분명한 오타와 협약 가입 여부나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성명을 통해 "국무부의 대인지뢰 방침 변경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