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남자 단체 '자랑스러운 태극기'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게양되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배드민턴 남자 단체 '자랑스러운 태극기'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게양되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 유성호


한국 남자 배드민턴이 무려 5시간의 혈투 끝에 세계 최강 중국을 꺾었다.

한국은 23일 저녁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 3-2로 승리하며 2002 부산 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연거푸 중국의 높은 벽에 막혀 은메달에 그쳤던 한국이 결승 무대에서 중국과 맞붙어 승리한 것은 1986년 서울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더구나 남자 대표팀은 전날 중국에 0-3으로 완패하고 은메달을 따낸 여자 대표팀의 아쉬움을 설욕했다.

준결승에서 대만을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이날도 먼저 1, 2경기를 휩쓸며 완승을 예감했다. 배드민턴 단체전은 먼저 세 경기를 먼저 따내야 승리하며 1경기 단식, 2경기 복식, 3경기 단식, 4경기 복식, 5경기 단식 순서로 펼쳐진다.

탄성 자아낸 이용대의 환상 수비

이용대-유연성 '금메달을 향해' 한국의 이용대와 유연성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수첸, 장난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용대-유연성 '금메달을 향해' 한국의 이용대와 유연성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수첸, 장난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유성호


포효하는 이용대 한국의 이용대와 유연성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수첸, 장난과 맞붙어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용대가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 포효하는 이용대 한국의 이용대와 유연성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수첸, 장난과 맞붙어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용대가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 유성호


한국은 첫 주자로 손완호가 1경기 단식에 나섰다. 손완호는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단식 동메달리스트 천룽과 맞붙었으나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과감한 공격으로 1세트를 21-5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손완호는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세트를 22-24로 내줬으나 3세트를 따내며 승리했다. 공격이 잇달아 라인을 벗어나며 천룽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강력한 스매시로 빠르게 점수를 쌓은 손완호는 21-14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손완호는 크게 환호하며 관중석을 뜨겁게 달궜다.

2경기 복식은 이용대와 유연성이 맡았다. 한국은 장난과 쉬천이 나선 중국과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23-21로 따냈다. 2세트에서도 근소하게 앞서나던 한국은 이용대가 상대의 공격을 몸을 날려 받아낸 뒤 누워서 또 공격을 받아내는 묘기에 가까운 수비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용대의 활약에 자극받은 유연성도 몸을 날리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인 한국은 중국의 공격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2세트마저 21-13으로 따내고 승리, 두 경기를 내리 따내며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단체전 3연패를 노리는 배드민턴 최강국 중국이 쉽게 무너질 리 없었다. 한국은 3경기 단식에서 이동근을 내세웠으나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 2013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을 휩쓴 세계 최강자 린단에게 0-2로 완패를 당했다.

'돌아온 맏형' 이현일, 혈투의 마침표 찍다

행가래 받는 배드민턴 맏형 이현일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한국과 중국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3대 2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하자, 팀동료들이 이현일을 헹가래치고 있다.

▲ 헹가래 치는 배드민턴 선수들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한국과 중국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3대 2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하자, 팀동료들이 이현일을 헹가래치고 있다. ⓒ 유성호


이현일 '공격은 날카롭게' 한국의 이현일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가오후안에게 강력한 스매싱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이현일 '공격은 날카롭게' 한국의 이현일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가오후안에게 강력한 스매싱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유성호


4경기 복식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계속됐다. 한국은 김사랑과 김기정이 호흡을 맞춰 중국의 차이윈과 푸하이펑을 상대했다. 한국은 17-19로 끌려가다가 날카로운 스매시 공격을 앞세워 20-19로 역전했고 중국의 리턴이 아웃되면서 접전 끝에 먼저 1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줄곧 끌려가다가 15-14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대량 실점을 허용했고, 결국 18-21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은 3세트에서 김사랑과 김기정의 공격이 잇달아 네트에 막히면서 6-9로 끌려갔다. 김기정의 스매시가 살아나면서 14-15까지 따라 붙었지만 다시 막판에 연속 실점을 하며 결국 16-21로 패배, 2-2 동점을 허용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료 선수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단 한 세트만 치르는 운명의 5경기 단식에서 한국은 이현일이 나섰고, 중국은 신예 궈환을 내세웠다. 은퇴했다가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현일은 개인전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기에 단체전 금메달이 더욱 절실했다.

22세의 젊은 혈기로 나섰던 2002 부산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던 이현일은 34세의 맏형이 되어 12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에 섰다. 이현일과 궈환은 10-10 동점을 이루며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현일의 침착한 공격이 연달아 상대의 코트 안에 떨어진 반면 궈한의 공격은 네트에 걸리며 어느새 점수 차는 18-13으로 벌어졌고, 결국 이현일이 궈한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21-18로 승리하며 5시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한국 대표팀은 맏형 이현일에게 헹가래를 선사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단체전에서 남자 금메달, 여자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은 이 기세를 몰아 24일부터 시작되는 개인전에서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팔 뻗어 리시브하는 이동근 한국의 이동근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린단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팔 뻗어 리시브하는 이동근 한국의 이동근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린단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유성호


김기정-김사랑 '중국 호락호락 하지 않네' 한국의 김기정과 김사랑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푸하이펭, 자위윈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김기정-김사랑 '중국 호락호락 하지 않네' 한국의 김기정과 김사랑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푸하이펭, 자위윈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유성호


포효하는 손완호 한국의 손완호가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첸롱과 맞붙어 세트스코어 2대1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 포효하는 손완호 한국의 손완호가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첸롱과 맞붙어 세트스코어 2대1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 유성호


이용대 '금메달이다. 그동안 고생했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한국과 중국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3대 2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하자, 이용대를 비롯한 동료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이용대 '금메달이다. 그동안 고생했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한국과 중국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3대 2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하자, 이용대를 비롯한 동료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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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배트민턴 이현일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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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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