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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한의사회(회장 김영권)는 9월과 10월 두 달에 걸쳐 건강식품 오남용을 방지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TBS라디오 광고를 통해 건강식품 오남용의 심각성을 방송하고 있다. 이 광고는 10월 31일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김 회장이 직접 나서서 광고를 하고 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요즘 홍삼, 산수유, 헛개나무 등 건강기능식품 많이 드시고 계시지요? 하지만 과대포장 된 효능만을 믿고 체질이나 증상에 상관없이 오남용 되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좋다고 알려진 홍삼마저도 어떤 사람에게는 혈압상승, 두통, 불면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중략) 이 캠페인은 서울특별시 한의사회와 함께합니다."

이처럼 서울시한의사회에서 나서서 홍보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건강식품 오남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소득수준 향상이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이제는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건강하려고 먹은 건강식품이 알고 먹으면 건강해질 수 있지만 잘못 먹으면 독이 될 수 있다.

건강식품 잘못 먹으면 몸을 망친다

<건강식품의 위험한 진실> 표지
 <건강식품의 위험한 진실> 표지
ⓒ 도서출판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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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의 진실을 파헤친 책이 있다. 류은경 한의사의 <건강식품의 위험한 진실>(도서출판 린 펴냄)이 그것이다.

저자는 건강식품으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유를 "건강식품 전반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없기 때문"이라며, "효능만 강조하거나 단편적인 정보"만 있어 소비자들이 무조건 과신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우리나라를 '건강식품공화국'이라며 그러다 보니 '부작용 천국'이기도 하다고 꼬집는다.

책은 건강식품의 심각한 부작용을 다루고, 약이 되는 건강식품을 현대 건강식품과 전통 건강식품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건강식품을 먹기 전에 알아둬야 할 점과 체질별, 나이별, 병증별 건강식품을 소개하고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을 상세하게 일러준다.

저자는 "건강식품은 넘쳐나는데 우리의 건강지수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건강식품에 대한 맹신으로 건강을 잃는 부작용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얼마나 심각한지 식약청과 한국소비자연맹은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센터(1577-2488, foodnara.go.kr)'를 운영할 정도다.

"최근 5년간 접수된 건강식품의 부작용 피해는 1천여 건에 달한다. 구토, 두통, 현기증, 설사, 변비, 식욕부진, 알레르기, 부종, 구강염, 위염, 간염, 탈모, 생리이상, 호흡이상 등 부작용 피해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30% 이상이 병원치료를 해야 할 만큼 피해정도가 심했고, 부작용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22쪽)

일례로, 아토피에 좋다고 하여 알로에를 먹었다 피부가 만신창이가 된 경우도 있다. 심한 병증을 호전반응인 줄 알고 6개월을 먹었다. 냉한 체질의 아이가 찬 성질의 알로에를 장기 복용한 결과였다. 홍삼은 좋은 식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홍삼 장기복용이 부인과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고, 불안, 안면홍조, 불면, 두통, 혈압상승, 가슴 두근거림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유해물질 범벅인 원료로 만든 유전자조작 건강식품

건강식품 원료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거나 유해 첨가물과 생산과정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많이 노출되고 있다. 책은 예르크 치틀라우 박사의 <비타민 쇼크>를 인용하고 있다.

"합성 비타민을 신선한 과일을 농축해서 만든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비타민 생산에는 박테리아, 곰팡이, 개구리를 비롯한 동물 시체가 원료로 사용된다. 비타민 생산의 철칙은 가급적 저렴한 원료를 쓰는 것이다. 비타민 공장에서 자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31쪽)

들꽃 아기장대(탈리아나)를 유전자 형질변경을 통해 비타민E 함량을 9배나 증가시킨 변이체를 만든다. 독성이 강한 바실루스라는 박테리아는 비타민B의 원료가 된다. 값싼 동물 사료원료인 포도당을 투여하여 비타민B2를 대량 생산한다. 합성 비타민제의 포장에 그려진 "자연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소비자들의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그 외에도 오메가3, 상어연골, 스쿠알렌, 키토산 등은 하프물범, 상어, 참치 등이 원료인데 대부분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어 중금속, 다이옥신, PCB 등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참치의 뱃살에 고등어보다 높은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다는 결과를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밝히기도 했다. 수은의 경우 잔류 허용기준은 0.5mg/kg인데 참치에는 1.72mg/kg이 측정되어 상당히 오염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생산과정이 안전하지 않다. 달맞이꽃종자유가 아토피에 좋다고 애용하는데, 120도를 넘지 않는 냉압법으로 만들어야 유해물질이 안 나온다. 하지만 유럽(EU) 외에는 안전규정이 없다. 오메가3는 핵산추출법을 사용하는데, 발암성 물질인 핵산이 제품에 남아 있을 수 있다. 홍화씨유도 화학추출법을 사용하는데, 제품에 화학물질이 남을 수 있다. 이외 대부분의 건강식품이 생산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건강식품을 약이 되게 먹으려면...

우수건강식품제조기준(GMP) 마크, 건강기능식품 마크, 표시광고사전심의필 증을 받은 건강식품은 비교적 안전하다.
 우수건강식품제조기준(GMP) 마크, 건강기능식품 마크, 표시광고사전심의필 증을 받은 건강식품은 비교적 안전하다.
ⓒ 식약청, 건강기능식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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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광고도 문제다. 비타민의 경우 하나의 성분으로는 아무런 작용을 못하는데도 단일 성분으로 이롭다고 과대광고를 한다. 종합비타민제의 경우 장기복용하면 암을 유발하여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은 "합성비타민제를 장기 복용한 사람들이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수명이 단축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하였다.

우리 몸은 "자기방어기재를 발휘하기에 특별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고 예르크 치틀라우 박사는 말한다. 어린이 영양제가 어린이를 약골로 만들 수도 있다. 저자는 "암을 치유한다는 건강식품이 있다면 현재로써는 거짓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건강식품을 잘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기 체질을 알고 체질에 맞게 용법용량을 따라 먹는 것이다. 냉한 체질은 따뜻한 성질의 식품을, 열이 많은 체질은 차가운 성질의 식품을 먹어야 한다. 예를 들면, 클로렐라는 성질이 차기에 열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꿀은 당뇨환자는 피하고 차가운 성질의 사람이 먹어야 한다.

원료가 신선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공인된 품질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강기능식품' 로고와 우수건강식품 제조기준을 말하는 'GMP' 마크를 확인하면 좋다. 광고를 보고 구입하여 복용할 때는 건강기능식품협회의 심의필 인증(KHSA)을 받은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책의 내용이 많아 구체적으로 다 옮길 수 없어 아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건강식품을 너무 과신하지 말고, 원료를 잘 확인하고 먹어야 한다. 체질에 맞게, 주의할 점을 준수하여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음식을 통해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음식을 '감사하며 먹으면 소화제요 해독제'라고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 <건강식품의 위험한 진실>(류은경 지음 / 도서출판 린 펴냄 / 270쪽 / 1만4500원)



건강식품의 위험한 진실 - 서서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몸을 해치는

류은경 지음, 린(LINN)(2012)


태그:#건강식품의 위험한 진실, #류은경, #약과 독, #건강기능식품, #식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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