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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처음으로 위원장 등 집행부를 조합원 직선제로 뽑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신승철 위원장은 "직선제는 직접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며 "새로운 선거문화를 통해 조직을 바꿔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2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노총 20년,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신 위원장은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직선제 준비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12월 3~9일 사이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과 부위원장 등 집행부를 뽑는다.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각 산별연맹 대의원을 통한 간접선거를 치렀다.

신승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신승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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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두 개 나라가 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조합원 직선으로 뽑지만, 거의 대부분 나라는 간선제를 택했다. 전체 조합원이 투표할 경우 선거관리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직선제'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그동안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중간에 포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다음 집행부를 직선제로 뽑기로 한 것이다.

신 위원장은 "직선제는 이미 대의원대회에서 결정이 나 있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가 없고, 2014년 12월 31일까지는 직선을 통해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10여년 동안 해야 되느냐 미루어야 하느냐를 두고 논쟁을 벌여 왔는데, 지금은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직선제가 시행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그는 "직선제를 하는 연맹 산별노조가 많지 않았고, 새로운 선거문화다 보니 어려웠다"며 "조합원 명부 작성할 시간이 부족했던 점도 있었다, 2009년과 2012년에도 준비를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금은 늦었지만 태세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직선제 관리에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신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을 중앙이든 지역본부든, 연맹이든 선거관리와 개표관리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낮은 투표율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직선제의 우려들이 많다. 조합원 대중을 교육하고,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며, 그것을 통해 힘이 축적되어야 할 것이다. 조합원들은 아직 직선제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게 사실이다. 위원장을 직선으로 뽑는, 단순히 요식행위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로 삼아야 하기에 더 걱정이다."

신 위원장은 "직선제가 되면 직접민주주의 실현과 조직의 변화를 꾀할 수 있고, 지도부의 집행력이 강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선제가 선거 부정으로 얼룩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다"며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이 교육과 참여를 통해 그런 것에 편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을 잘 갖추어야 한다. 과한 욕심과 권력으로 바라보고 집권해야 한다는 생각에 갈등과 대립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조합원의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는 목적뿐이라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고, 기존 정치권이나 자본이 하는 형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 안에서 올바른 참여와 감시로 그런 부정적인 행위들이 퇴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조합원 교육과 선전만이 가장 정확한 부정 예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선제 위원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신 위원장은 "극비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명망있는 사람이 출마한다면 기존 정치권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누가 출마하느냐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누가 나오든 민주노조가 지향하는 민주노총이 되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이든 지역이든 나오는 의제들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신승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20년,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신승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20년,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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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0년,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는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날 신승철 위원장은 "중앙이든 지역이든 나오는 의제들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며 "결론을 낼 때는 자기 주장만 난무하고, 남의 주장은 귀담아듣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런 모습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여러분이 벽이고 제가 벽이다"라며 "지역에서 바꾸자고 하는데, 핵심간부는 해보지도 않고 '안돼'라고 할 게 아니라, '내가 해보니까 이래서 안 됐으니 이 점을 감안해서 더 열심히 해주었으면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사회운동 하는 사람은 자기 기억으로 규정하지 말고 바꾸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처장은 "지역본부 운영에 있어 턱없는 재정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그런 속에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노동자 후보 발굴과 지원, 지역내 정치활동, 생활정치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본부 강화를 위해, 그는 "지역본부 의무금 부과를 허용해야 하고, 상근 인력 충원과 역량 강화를 해나가야 하며, 지역본부 산하 직할조직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역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산별노조 위상이 추락하는 측면이 있다"며 "공장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공동체, 세상을 바꾸는 전략적 고민을 하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단일조직인 산별노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간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사무국장은 "청년간부 등 새로운 산별운동을 개척할 간부들을 양성해야 하고,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지역노동의제와 지역사회의제, 정치의제 등을 발굴하고 투쟁을 전개하는데 지역지부는 중심적 사업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강동화 민주노총(경남)일반노조 남부경남지부장은 "지도부는 바쁘지 않을 때 현장순회를 강화해야 하고, 무조건 상경투쟁만 조직할 게 아니라 수도권에 30만 조합원이 있으니 지역에서 규모 있게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 중 하나는 사내하청 문제인데, 정규직 노동자들이 적극 나서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또 "지역을 민주노조운동의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분열적 정파운동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조합원 교육과 간부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신승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20년,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3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신승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20년,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지역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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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신승철, #민주노총, #직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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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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