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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사람들의 자부심이자 중국 경제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된 자오저우완콰하이(?州?跨海)대교
▲ 자오저우완콰하이(?州?跨海)대교 산둥성사람들의 자부심이자 중국 경제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된 자오저우완콰하이(?州?跨海)대교
ⓒ 김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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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靑島)공항에서 내려 도시 외곽을 벗어나자 바로 거대한 해상 고속도로가 펼쳐진다. 인천대교와 비슷하다고 했더니 마중 나온 중국교수가 한참을 자오저우완콰하이(胶州湾跨海)대교에 대해 자랑한다. 독일기술자들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중국 자체 기술로 설계, 건설하였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자오저우완은 전략적 요충지로 독일이 군사기지와 철도를 건설하고, 칭다오는 99년간 조차권을 부여받아 지배하다가,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틈을 노려 일본이 점령한, 중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치욕의 땅이었다. 그런데 그 자오저우완과 칭다오가 이렇게 화려한 변신을 통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고 생각하니 중국의 경제발전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1978년 개혁개방의 길에 나서면서 4개의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그 점(點)에서부터 경제 발전을 이룩한 후, 하나의 점에서 다른 점을 연결하여 선(線), 그리고 그 선을 연결하여 면(面)으로 확대되는 발전 전략을 구상했다.

남한 면적의 1.5배, 인구는 2배에 가까운 산둥(山東)성의 성도(省都)는 지난(濟南)이지만 경제발전은 칭다오, 옌타이(烟台), 웨이하이(威海) 등 연안도시들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바닷가에서 시작된 경제발전의 불씨를 내륙으로 옮겨갈 도화선이 바로 자오저우완콰하이(胶州湾跨海)대교, 또는 칭디오하이완(靑島海湾)대교로 불리는 해상 고속도로가 아닐까.

칭다오라는 거점을 중심으로 홍다오(紅島), 황다오(黃島)를 연결하고 그 일대를 상하이 못지않은 경제개발구로 만들겠다는, 세 점을 기본 포석으로 하나의 선을 전개하고 그 일대를 조직적으로 발전시키겠다(三點布局, 一線展開, 組團發展)는 '대칭다오(大靑島)'의 원대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작동을 시작한 것이다.

36.48km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다리를 통해 연안의 성장동력이 내륙으로 전해진다.
▲ 점, 선, 면의 발전전략 본격 가동 36.48km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다리를 통해 연안의 성장동력이 내륙으로 전해진다.
ⓒ 李金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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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칭다오시가 제출한 '남수북교(南隧北桥, 저우저우만의 남쪽에는 해저터널, 북쪽에는 해상 대교 건설)' 논의가 시작되어 오랜 연구 끝에 2006년 12월 26일 공사를 시작하여 2011년 6월 30일 전 구간이 개통되었다.

4천여 개의 교량 위에, 4개의 입체교차로를 보유한 왕복 6차선 해상고속도로의 길이는 36.48km로 인천대교(21.38km)의 거의 2배에 가깠다. 대교와 나란히 6.17km의 해저터널도 동시에 완공되었으며 총공사비 95.3억 위안(우리 돈 1조 7000억 원)이 들었다. 이로써 칭다오에서 황다오 간 거리가 30km, 시간상으로는 약 40분에서 20분가량 단축되었다.

양식업이 주업인 저 작은 어촌 마을도 빠르게 성장 발전할 것이다.
▲ 황다오 근처의 어촌 마을 양식업이 주업인 저 작은 어촌 마을도 빠르게 성장 발전할 것이다.
ⓒ 김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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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개통된 미국의 폰차트레인 코스웨이(Pontchartrain Causeway)대교가 38km로 세계에서 가장 길고, 2위가 자오저우완 해상대교이고, 3위는 2008년 개통된 자싱(嘉興)과 항저우완(杭州灣)을 가로질러 닝보(寧波)를 잇는 36km의 항저우완콰하이(杭州湾跨海)대교이다. 중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대규모 토목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바다를 잇고,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그 규모나 상상력이 자못 놀랍다.

자오저우완콰하이대교에는 4개의 입체 교차로가 있는데 충칭(重慶), 란저우(蘭州), 헤이롱장(黑龍江) 등의 고속도로 기점 역할을 한다. 칭다오 일대는 해상고속도로를 통해 1시간생활권, 산둥성 전체도 4시간대 생활권으로 가까워졌다. 하루 평균 약 3.5만대의 차량이 이 해상고속도로를 통해 오가며 경제발전의 동력과 불씨를 퍼다 나르고 있다.

홍다오와 황다오를 가로지르는 동안 각종 양식업을 하는 어촌 마을들이 차례로 지나간다. 홍콩, 마카오, 선전(深圳) 등의 도시들도 작은 어촌에서 대도시로 급성장했던 것을 상기하면, 저 어촌 마을들도 머지않아 칭다오의 성장 동력을 발판삼아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자오저우완콰하이대교의 사용연한이 100년이라는데, 그 기간 동안 또 몇 번의 상전벽해가 거듭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가 않다.


태그:#칭다오, #자오저우완콰하이(?州?跨海)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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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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