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사상 최초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모비스가 시즌 개막전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모비스는 22일 지난 2012~2013시즌 중반부터 골밑을 든든히 지키던 로드벤슨의 퇴출을 최종 결정했다. 벤슨은 팀내 불화와 거액의 뒷돈요구를 하면서 결국 시즌개막을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을 떠나게 되었다.

모비스는 곧바로 로드벤슨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지난 시즌 KT에서 고군분투했던 아이라 클라크를 KBL에 가승인 신청(1주일 간 해당선수영입에 대한 우선적 권리)하면서 외국인선수 공백을 최소화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창원LG를 물리치고 2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던 모비스는 이번시즌에도 골밑을 든든히 지켜줬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로드벤슨을 재신임하면서 3연패를 향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매는 듯했다.

그러나 대회개막 직전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존스컵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더니 팀 합류 후엔 상대팀 선수와 다툼을 벌이고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농구공을 발로 차는 행동을 하는 등 팀 분위기를 와해시키는 로드벤슨의 행동은 모비스 구단관계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구단내 협의 끝에 그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모비스로선 어찌됬든 206cm의 높이와 가공할만한 골밑장악력을 갖고 있는 벤슨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 팀 전력에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다른 어느 팀보다 조직력을 중요시하고 단합된 모습을 추구하는 유재학 감독의 특성상 당장의 성적을 포기하더라도 팀워크에 균열을 일으키는 선수는 과감히 내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로써 모비스의 3연패 도전에는 큰 위기가 찾아왔다. 대체외국인 선수로 합류가 확실시 되는 아이라 클라크가 그동안 이타적인 마인드와 함께 내외곽을 넘나드는 플레이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골밑에서 벤슨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주로 골밑보다 미들레인지에서 공격하는 성향을 가진 클라크와 함지훈의 행동반경이 겹칠 우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비록 라틀리프가 3년째 한국무대에서 실력을 쌓으며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 내 제1옵션으로 활약하기엔 아직까지 의문부호가 따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내선수진의 부상과 공백은 모비스의 3연패 도전을 가로막는 커다란 요소다,

지난시즌 신인으로써 화려한 데뷔를 한 이대성은 개막전에 맞춰 복귀를 준비하고 있지만 발목부상으로 비시즌 훈련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고 함지훈 역시 잔부상으로 비시즌 동안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또한 식스맨으로서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천대현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으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포워드 홍수화는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하면서 포워드진 뿐 만아니라 국내선수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캡틴이자 모비스의 정신적 지주인 양동근은 비시즌 내내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하면서 시즌이 돌입하면 체력적으로 과부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득점력 있는 혼혈 포워드 문태영이 건재하지만 그의 나이도 올해 37세에 이르렀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다행히 신인드래프트에서 포워드 배수용과 가드 김수찬, 박민혁을 영입하면서 성공적인 전력보강을 했지만 이들이 데뷔시즌부터 모비스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러한 진퇴양난의 현 시점에서 '만수(萬手)'유재학 감독의 지도력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10월초까지는 국가대표팀 지휘에 온 힘을 쏟아부어야하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김재훈, 조동현 코치의 지도아래 모비스가 짧은 시간내 팀 분위기와 전력을 추슬러서 정상탈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LG, 동부 등 다른 팀들의 도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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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blog.naver.com/kti0303)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농구 모비스 벤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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