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게미가 넘치는 남도음식. 씹을수록 고소하고 입안에 착착 감기는 깊고 감칠 맛이 난다는 의미다.
 게미가 넘치는 남도음식. 씹을수록 고소하고 입안에 착착 감기는 깊고 감칠 맛이 난다는 의미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가을볕에 들녘이 누렇게 채색되고 있다. 가을의 무게가 한층 느껴지는 요즘이다. 마음까지 넉넉해진다. 가을은 여느 때보다 맛있는 음식이 많은 계절이다. 하여, 음식여행에도 맞춤이다. 남도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는 것도 이맘때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지난 20년 동안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장소를 옮겨 담양 죽녹원 일원에서 열린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오랜 기간 음식축제를 해오면서 많은 인파가 몰려 문화재 훼손 등의 문제가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축제장이 여행객들에게 조금 식상해진 것도 한 몫 했다.

전라남도는 축제장을 바꾸기로 하고 도내 시·을 대상으로 공모를 했다. 이 공모에 순천과 나주, 담양, 고흥 등 4개 시·군이 개최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전라남도는 현장 실사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개최지를 변경했다.

향토음식 자원이 많고, 축제를 위한 공간 확보와 접근성이 좋고, 지역주민들의 축제에 대한 관심도도 높은 담양으로 축제장이 결정된 이유다. 올해 21회째를 맞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담양 죽녹원 일원에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다.

지난해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 상달 행렬 모습. 20년 동안 음식축제가 열리면서 문화재 훼손 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 상달 행렬 모습. 20년 동안 음식축제가 열리면서 문화재 훼손 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담양 죽녹원의 대숲 사잇길. 하늘을 찌를 듯한 대나무가 특유의 냄새로 온몸을 감싸준다.
 담양 죽녹원의 대숲 사잇길. 하늘을 찌를 듯한 대나무가 특유의 냄새로 온몸을 감싸준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담양에서 열리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서는 남도의 산해진미를 다 만날 수 있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입안에 착착 감기는 깊고 감칠맛 나는, 게미가 있는 남도음식들이다. 이 음식들을 눈으로 보는 데만 머무는 게 아니다. 눈으로 보고, 시식을 하고, 음식을 사갈 수도 있다. 올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점이다.

축제는 26일 상달 행렬에 이은 상달제로 시작된다. 상달제는 수확의 계절 가을에 하늘과 조상께 지내는 제례이다. 곧이어 계절별 남도의 건강음식을 소개하는 주제관이 개장한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전남을 많이 찾는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남도음식국제관도 운영된다.

전시관의 전시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시음식을 친환경 대나무 찬기에 조금씩 담아서 판다. 수익금은 전부 불우이웃 돕기에 쓰기로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불우이웃 돕기까지 할 수 있다.

경연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음식 경연대회와 죽순요리 경연대회, 외국인관광객 요리 경연대회가 그것이다. 음식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27일에는 남도한정식으로 임금님 수라상을 차려주고 시식을 하는 체험이 죽녹원 한옥마을에서 진행된다. 28일에는 추성경기장 입구에서 200명이 함께 점심을 즐기는 단체오찬 체험도 펼쳐진다.

남도음식 전시. 지난해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다. 눈으로 보는 데만 만족해야 했다.
 남도음식 전시. 지난해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때다. 눈으로 보는 데만 만족해야 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밥도둑'으로 불리는 남도의 간장게장. 남도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밥도둑'으로 불리는 남도의 간장게장. 남도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남도의 대표 음식도 모두 맛볼 수 있다. 남도의 후덕한 인심과 웅숭깊은 손맛으로 다듬고, 절이고, 버무린 것들이다. 조리고, 삭힌 별미도 다 나온다. 바다와 인접한 목포와 무안, 신안에서는 낙지와 홍어음식을 선보인다. 민어회와 갈치찜, 홍어삼합 그리고 낙지요리가 나온다.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석쇠에 구운 낙지호롱이 별미다. 낙지에서 우러난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연포탕도 맛있다.

영암에서는 낙지비빔밥과 낙지초무침, 자연산추어탕을 내놓는다. 강진에서는 민물장어구이와 장어덮밥, 민물장어탕 등을 선보인다. 보성에서는 녹차꼬막비빔밥 등 꼬막과 녹차가 들어가는 요리를 맛보인다. 해남은 오징어회와 오징어새우튀김, 왕새우소금구이를, 완도는 전복해조류비빔밥과 전복새우튀김을 내놓는다. 장흥은 소고기수육과 전어회무침을, 진도는 꽃게찜을, 구례는 쑥부쟁이비빔밥을 선보인다.

음식축제에 가면 음식이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5000원짜리 청국장도 나오는 등 가격 부담을 크게 줄였다. 1000여 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 텐트도 설치해 깨끗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음식축제에 남도의 흥겨운 가락도 빠질 수 없다. 볼만한 공연이 사흘 내내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남도립 국악단과 영광 우도농악 등 각 지역의 농악놀이는 기본이다. 무안의 각설이 품바, 영암의 퓨전 난타, 해남의 우수영 학춤, 장흥의 버꾸놀이도 공연된다. 현숙, 이용, 이용복, 추가열 등이 출연하는 7080 축하공연도 마련된다.

남도 별미 낙지호롱.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석쇠에 구워낸다.
 남도 별미 낙지호롱.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석쇠에 구워낸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민어 회. 남도의 해산물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민어 회. 남도의 해산물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축제가 열리는 담양의 크고 작은 볼거리는 덤이다. 독특한 죽림욕을 체험할 수 있는 죽녹원도 멋스럽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운수대통 길 등 색다른 이름의 산책로도 정겹다. 죽녹원 뒤편으로 연결되는 한옥체험마을도 운치 있다.

죽녹원 외에 가볼만한 대숲도 많다. 죽림욕과 송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나무골테마공원이 금성면에 있다. 카페와 어우러진 담양대나무숲과 영산강변의 태목리대숲은 대전면에 있다. 담양읍의 대나무박물관에도 대숲이 있다. 어디든지 하늘을 찌를 듯한 대나무가 특유의 냄새로 온몸을 감싸준다.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도 명품이다. 담양여행의 품격을 높여주는 숲길이다.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도계를 이루는 금성산성도 아름답다. 산자락에 절 같지 않은 절집 연동사도 있다.

담양 금성산성.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군계를 이루는 산성이다.
 담양 금성산성.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의 군계를 이루는 산성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태그:#남도음식문화큰잔치, #남도음식, #낙지호롱, #죽녹원, #담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