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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식 사업총괄을 비롯한 SK텔레콤 임원들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말기유통법 시행을 앞두고 '창조적 고객 가치 혁신'을 선언하고 있다.
 박인식 사업총괄을 비롯한 SK텔레콤 임원들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말기유통법 시행을 앞두고 '창조적 고객 가치 혁신'을 선언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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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보조금 차별 지급으로 '호갱'이란 용어를 양산했다."

오는 10월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업계가 분주하다. SK텔레콤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요금, 상품, 서비스 등 본원적 경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번호 이동' 고객보다 기존 고객 혜택을 늘려 이른바 '집토끼'를 붙잡겠다는 것이다.

정작 '호갱(호구 고객)'을 만드는 건 보조금 차별만이 아니었다. LTE 서비스 이후 '음성 무제한', '데이터 무제한' 등 새 요금제가 잇따라 생기면서 복잡해진 요금 체계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이다.

단통법 시행 앞두고 이통사 '바른 경쟁' 선언

한국소비자원에서 21일 이동통신 LTE 요금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일부 알뜰폰 업체가 발끈했다. 헬로모바일 9개 요금제 가운데 5개가 기존 이통사보다 비싸다고 지적받은 CJ헬로비전은 이날 "단순히 요금제와 제공량만 비교한 것"이라며 "추가 할인과 무료 부가 혜택을 적용하면 더 싸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단순 비교가 어려울 만큼 이동통신 요금체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의미다. 조사 대상인 이통3사와 알뜰폰3사 등 6개사의 LTE 요금제만 223개에 달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소비자원 조사에서도 LTE 요금제 가입자 19.6%가 계약서 작성시 요금제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답변했고, 요금제 비교가 어렵다는 응답도 32.7%('쉽다'는 27.2%)에 달했다. 특히 'LTE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절반이 넘는 57.3%는 부가 통화, 데이터 속도 등에 제한이 있는 '무늬만 무제한'이란 사실을 몰랐고, 24.1%는 이 때문에 초과 요금까지 지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짜폰'과 보조금을 앞세운 고액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3개월 유지' 조건도 소비자들 혼란에 한몫 했다. LTE 요금제 가입자 4명 중에 3명(77.3%)은 보조금 때문에 특정 요금제에 가입한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의무 가입기간 이후에도 해당 요금제를 계속 유지한 사람도 1/3(33.2%)에 달했다. 요금제 비교가 복잡하고 변경하기 번거롭다는 이유였다. 또 보조금 때문에 부가 서비스에 의무 가입한 사람도 절반에 가까웠지만(49.1%) 이들 가운데 60.2%는 그 서비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LTE 요금제 사용량 조사 결과 음성통화는 평균 36.9%, 데이터는 45.6% 남았다면서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 초이스'를 활용해 적합한 요금제를 찾으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을 1주일여 앞둔 9월 22일 서울 종로의 한 SK텔레콤 매장에 '단통법 시행 전 마지막 특가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을 1주일여 앞둔 9월 22일 서울 종로의 한 SK텔레콤 매장에 '단통법 시행 전 마지막 특가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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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별 요금제별 보조금 달라... 요금제 고르기 더 복잡

앞으로 단통법이 시행되면 보조금을 주는 대가로 고가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의무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 단말기 보조금을 매장 등에 공시해야 하고 번호 이동이나 기기 변경시 같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른바 '공짜폰'을 앞세워 경쟁사 가입자를 뺏는데 사용해온 '무기'가 사라지는 셈이다.

윤원영 SKT 마케팅부문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보조금 차별이 없어져 각 이통사 마케팅 방향도 신규 고객 유치에서 기존 고객 우대로 변화할 것"이라면서 "고객들이 통신 서비스를 선택할 때도 단말기 가격 중심에서 이통사 품질, 서비스, 혜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SKT는 이날 유통망 장려금 정책을 개선하는 한편 'T멤버십' 할인 혜택과 장기고객 우대 정책 등 기존 고객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혁신형 프리미엄 매장'을 만들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시 고객별 이용 패턴에 맞는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과 이통사의 '선언'만으로 '호갱'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당장 단말기별, 요금제별 보조금 차이와 이통사-제조사 장려금 분리 공시, '보조금 대체 요금 할인' 때문에 소비자들의 요금제 선택은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관련기사:  '3개월-8만원요금제' 공짜 휴대폰 사라진다 )

'온라인 떴다방' 등을 활용한 편법 보조금 마케팅도 변수다. '상품과 서비스 중심의 본원적 경쟁'을 입버릇처럼 말해온 박인식 SKT 사업총괄도 이날 "정부나 소수 사업자의 노력만으로 안 되고 산업 내 모든 플레이어가 참여해야 한다"면서 '경쟁사의 동참'이란 단서를 빠뜨리지 않았다.


태그:#단통법, #보조금, #LTE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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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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