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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 1장 ‘날 비(飛)’, 높이 날아오르는 꿈에 대한 이야기.
▲ 비, 걸음 2014 “어떤 걸음입니까?”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 1장 ‘날 비(飛)’, 높이 날아오르는 꿈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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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시간 위에서 꾸준히 그리고, 쉼 없이 걷는 것이다."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는 같은 걸음처럼 보이지만 제각각 다른 형태와 동일한 질량처럼 느껴지지만 저마다 다른 부피를 지니고 있는 사람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는 2013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한국공연예술센터 기획공연'에 선정되어 초연된 <비, 걸음>의 두번째 이야기로 많은 수정과 보완, 새롭게 영상과의 접목을 통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초연 당시, 그동안 무용교육에 집중했던 양정수 교수가 오랜 만에 준비한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고 유료관객 점유율이 90%이상 작품을 관람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공연 종료 후, 평단과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각과 탁월한 안무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으며 <비, 걸음>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2년 연속 한국공연예술센터 기획공연 선정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다시 한 번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안무가 양정수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비, 걸음을 좀 더 세밀하게 보안하여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초연이상의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물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나부끼며 어느 순간 모였다 다시 흩어지는 삶의 흔적들을 여섯 개의 이미지로 구성됐다.

작품 <비, 걸음>은 긴 시간을 인내하며 겪었던 수많은 기억과 흔적들을 '비'라는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와 '걸음'이라는 상징을 접목시켜 기획한 작품으로 완주를 목표로 시간 위에서 쉼 없이 달려야 하는 출발선상의 마라토너처럼 뛰거나 걷거나 혹은 뒷걸음치더라도 어차피 완주해야 하는 삶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다. 걸음에서 걸음으로 이어지고 다시 걸음과 걸음이 중첩되어 만들어낸 산고의 결과물이다.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 4장 ‘비례 비(比)’,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
▲ 비, 걸음 2014 “어떤 걸음입니까?”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 4장 ‘비례 비(比)’,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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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걸음입니까?"

<비, 걸음>은 걸음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잔걸음, 반걸음, 종종걸음, 제자리걸음, 뒷걸음, 그리고 앞을 향해 달리는 질주까지...

또한, 각각의 걸음에는 원인이 있고, 이유가 있으며, 사연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걷고 있는 내 걸음은 어떤 걸음일까? 이 작품은 어떻게 걸어왔고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며, 당신의 걸음은 어떤 걸음인지 메시지를 건네는 작품이기도 하다.

"때론 구체적인 하나가 필요한 법이다"

<비, 걸음>은 문득 다양한 형태의 '걸음'들에 대한 의문점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정말 앞을 향해 걸었던 걸까? 행여 뒷걸음치거나 제자리걸음을 걸었던 건 아니었을까?"라는 되물음을 무대 위에 얹은 작품이다.

만약 여전히 뛰고 있는 거라면 속도를 늦춰야 하고, 제자리걸음이라면 다시 앞을 향해 천천히 걸어야 할 것이며, 행여나 뒷걸음치고 있는 거라면 걸음의 종류를 바꿔야 한다. 때론 구체적인 하나가 필요한 법이다. 그 하나를 위한 걸음이다.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 에필로그, “당신은 어떤 걸음을 걷고 계십니까?”
▲ 비, 걸음 2014 “어떤 걸음입니까? <어떤 걸음입니까?-비. 걸음 2014> 에필로그, “당신은 어떤 걸음을 걷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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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의 시선,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 이야기"

<비, 걸음>은 1장에서 5장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총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1장은 높이 날아오르는 꿈에 대한 얘기로 '날 비(飛)'를 택했다. 무한 질주가 가능했던 그 시기와 순간과 시간들에 대한 예찬이다.

2장은 유년을 지나 막막했던 삶에 불안해했던 시간들을 표현한 '숨길 비(秘)'이다. 가려진 시간으로부터, 그땐 왜 그리 뛰었는지, 또 왜 그렇게 걸었는지, 새벽 숲, 짙은 안개 속에 갇힌 마냥 어떻게도 생각나지 않는 그런 더미가 있다.

3장 '슬플 비(悲)'는 상처받고 아팠던 순간들을 이미지로 구성됐다. 낡은 신발 안에서
터벅터벅 지친걸음을 걸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나는 문득 살내음이 그립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살내음이 그립다.

4장 '비례 비(比)'는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관계는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기호 혹은 부호처럼... 씨줄과 날줄처럼 가로와 세로로 서로 엮여 만들어 낸 불가분의 필수 항목이지만 그렇다 하여 절대 동등하거나 공평하지 않다.

5장은 틀리지 않았을 거라 확신했던 신념들이 모두 흔들렸던 순간을 이야기 한 '아닐 비(非)'이다. 반드시 앞을 향해 걷는 것이 정답일 순 없다. 뒤로 걷는다하여 걸음이 아닌 거라 누구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걸음이 아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예고 없이 내리는 소나기처럼 문득 내 자신에게 던진 질문 '어떤 걸음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구성됐다.

"비 , 어떤 걸음입니까?" 지금 내 걸음은 어떤 이유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 끝에 질문 하나를 던져보고 싶어졌다.

"당신은 어떤 걸음을 걷고 계십니까?"

양정수 교수(안무가, 밀레댄스컴퍼니 예술감독)
▲ 비, 걸음 2014 “어떤 걸음입니까?” 양정수 교수(안무가, 밀레댄스컴퍼니 예술감독)
ⓒ 공연기획 M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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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뉴스통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비, 걸음, #무용, #현대무용, #양정수, #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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