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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옛이야기 축제가 열린 예당저수지와 의형제 조각공원
 예산 옛이야기 축제가 열린 예당저수지와 의형제 조각공원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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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수중산책로와 생태공원이 조성된 예당저수지 인근 의로운 형제 조각공원에서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예산 옛이야기 축제'가 열렸습니다.

국내 최대의 인공 저수지인 예당호는 충남 예산군의 식수원 근원지인 동시에 강태공들의 낚시터와 사진작가들의 작품 활동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이곳은 도시의 속도 문화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슬로 시티로 지정됐습니다. 예당호수를 따라 슬로시티로 들어가는 길에는 빨간 사과들이 반기고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국어책에 나오는 의로운 의형제 조각공원은 오래 전에 형제의 우애를 실천한 실존 인물로 이 고장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옛이야기 축제가 열리는 조각공원에는 예산군민들과 지역 인사들이 함께 모여 예산사과와 지역특산물을 맛보고 공연관람과 전통놀이를 하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축제 참가자들은 수레를 타고 인형극을 봅니다
 축제 참가자들은 수레를 타고 인형극을 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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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이들은 옛 이야기 극장에서 모처럼 부모님 손을 잡고 혹은 아빠의 목말을 타고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농기구가 끄는 수레 타기와 세상놀이 한마당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은 세상시름을 잊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체험을 하는 어른 아이들.
 우리나라 전통체험을 하는 어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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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이 함께 짚으로 계란을 담는 전통 꾸러미를 만들고 재래식 벼 훑기를 합니다. 다듬이 방망이질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햇살 속으로 까르르 터집니다.

어린 시절에 풀 먹인 무명 이불 호청과 치마 저고리를 다듬이 돌 위에 접어 올려놓고 할머니와 어머니가 마주보고 앉아 방망이로 박자를 맞춰 두들기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옛날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호흡을 맞춰가며 다듬이 방망이질을 해 가족이 덮을 무명이불을 준비했습니다.

떡만들기와 멧돌 돌리기, 잔디 인형만들기
 떡만들기와 멧돌 돌리기, 잔디 인형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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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는 잔디 인형 만들기 체험도 하고 박이 열린 터널을 지나며 소원을 빕니다. 참가자들은 찹쌀떡을 직접 만들고 멧돌을 돌려 콩을 갈아 봅니다. 지금은 방앗간에 가면 현대식 기계로 쌀가루를 갈아 주는데요. 그것도 귀찮으면, 전화 한 통화로 떡집에 떡을 주문할 수가 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 1970년대에는 집집이 마당 한켠에 돌절구가 있어서 쌀가루, 콩가루를 방망이로 찧어 만들었습니다. 물에 불린 콩을 맷돌로 갈아서 두부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1980년대까지 집집마다 농경 생활을 하며 자급자족하던 시대에 우리는 자랐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가족이 함께 살며 일을 해야 했기에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현대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도로에는 시멘트 포장을 하고 농업인이 농사 대신 산업전선에 뛰어들면서 농경생활은 점차 멀어졌습니다.

예산 황선봉 군수님과 놀이에 참여한 노현희 탤런트
 예산 황선봉 군수님과 놀이에 참여한 노현희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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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옛이야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기 위해 멀리서 탤런트 노현희와 그녀의 어머니가 초청됐습니다. 예산 황선봉 군수님께서도 오셔서 격려해 주셨습니다.

시간을 단축하고 문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도입한 선진문명이 편리한 생활에는 공헌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명을 누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더 바쁘게 살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아이들이 오랜만에 어른들 손잡고 나와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자긍심과 애국심을 키웁니다.

다음해에는 행사 주제에 맞는 전통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옛것을 지켜가는 우리 민족의 다채로운 행사로 발돋움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한복을 곱게 입은 옛이야기축제 행사 사진이 담긴 기사를 인터넷에 게재함으로써, 전 세계인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습니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초가집 마루에 앉아서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의로운 형제 조각공원은 잠시 쉬어갈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얼굴에 사과 스티커를 붙이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축제를 마련해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네를 타고 얼굴에 사과 스티커를 붙이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
 그네를 타고 얼굴에 사과 스티커를 붙이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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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예산 옛이야기축제, #전통체험, #의로운 형제 조각공원, #예당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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