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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A국회의원의 보좌관(4급)이 특정인에게 부동산 중개인을 소개해 주고 부동산 매매가 성사된 후 돈을 받은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보좌관 B씨는 2007년께 C씨가 인천도시철도2호선 주박기지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고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7년 전 일이고, 용돈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2006년 말부터 B씨와 C씨로부터 인천 서구 오류동 맹지를 매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는 A의원이 구청장을 하던 때였고, B씨는 구청장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B씨는 A의원과 10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

김씨는 이들이 지목한 오류동 땅 여러 필지의 매매를 중개했고, C씨의 아버지 명의로 해당 땅을 샀다. C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C씨의 아버지는 인천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고, C씨도 인천 서구에서 주유소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땅 매입 1년6개월 만에 주박기지 부지에 포함

C씨의 아버지 소유가 된 서구 오류동 303-1 외 여러 필지의 땅은 매매 후 1년 6개월 만에 인천도시철도2호선의 주박기지 부지에 포함됐다. C씨의 아버지가 매입한 땅은 대부분은 주박기지로 수용됐다. 맹지가 수용됨에 따라 C씨 쪽은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맹지는 지적도상에서 도로와 조금이라도 접하지 않은 토지를 말한다.

김씨는 "C씨는 맹지인 이 땅들을 매입하라고 했고, C씨는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몇 필지의 땅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씨는 "3.3㎡당 65만 원에 매입해 100만 원에 팔았다, 양도소득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시사인천>이 입수한 해당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면, C씨 쪽은 땅 2만483㎡(8개 필지)를 2007년 2월과 5월, 6월에 걸쳐 매입했는데, 이 가운데 1만 6754㎡는 3.3㎡당 50만 원 대에 매입했다. C씨는 "주박기지 땅 매입으로 30억~40억 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C씨가 사전에 주박기지 계획을 알고 땅을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B씨가 C씨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C씨가) 정확히 섹터를 정해서 땅을 매입하라고 했다, 거래가 성사돼, 부동산 매매수수료 약 2400여만 원을 나와 B씨 등이 나눠가졌다"고 한 뒤 "B씨의 부탁으로 땅을 살 수 있게 소개해 줬지만, 당시 지목이 논이나 밭으로 돼 있고, 도로조차 나 있지 않은 땅을 왜 매입하려하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류동 땅을 중개하면서, 매도인에게 당초 6760만 원을 받아야 하지만, 김씨가 양도소득 부분을 정산해 24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 2400여만 원을 B씨 그리고 또 다른 1인과 800여만 원씩 나눠 가졌다.

김씨는 "이외에도 2건의 부동산매매계약을 (C씨와) 체결하면서 중개수수료를 받아 B씨 등과 나눠 가졌다"고 주장했다.

인천도시철도2호선 건설 기본계획은 2007년 5월 중앙투융자심사를 마쳤다. 당시 인천시는 기본계획(안)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했고, 국토부의 보완 지시로 기본계획은 2008년 11월에 수립됐다.

이들이 주박기지 땅을 매입한 시점에는 주박기지 위치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인천도시철도2호선 노선도 및 공구 분할도'이다.

첫째 사진은 2009년 7월에 작성된 '노선도 및 공구 분할도'이며, 둘째 사진은 올해 3월 30일 작성된 '노선도(공구 분할-확정)'이다. 일반인들에게 주박기지 위치가 알려진 시점은 최소 2008년 11월 이후로 봐야 한다.

2009년 7월에 작성된 인천지하철 2호선 노선도 및 공구분할도. <출처 :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
 2009년 7월에 작성된 인천지하철 2호선 노선도 및 공구분할도. <출처 :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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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30일 작성된 ‘인천지하철 2호선 노선도(공구 분할-확정)’
 2014년 3월 30일 작성된 ‘인천지하철 2호선 노선도(공구 분할-확정)’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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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인천 도시철도건설 본부 관계자는 "2008년 11월 국토부의 기본계획 승인이 있기 전에는 주박기지의 위치조차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주박기지는 현재 부지 조성이 완료되고, 건축물 등을 신축하고 있다. 그런데 김씨는 "2007년 C씨가 매입한 땅이 주박기지 위치와 대부분 일치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B씨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C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중학교 후배로, 땅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 김씨를 소개해줬을 뿐 사전 정보유출 등은 하지 않았다"며 "주박기지 정보는 고급 정보도 아니고, 1997년부터 도면에 다 표시가 돼있었다"고 반박했다.

B씨는 이어, "소개해줘 감사하는 표시로 용돈을 줘 받았을 뿐이다, 7년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A의원과 C씨와는 어떤 관계냐'는 기자의 물음에, B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사인천>이 입수한 '인천지역 국회의원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보면, C씨는 A의원 후원회에 네 차례에 걸쳐 총1000만 원을 후원했다. C씨는 "지역에서 정치하는 분이라 후원했다"며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그:#인천지하철2호선, #주박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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