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의 사나이' 김재범에게 아시안게임은 도전이 아닌 증명의 무대였다.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스타' 김재범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재범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81kg급 결승에서 나시프 엘리아스(레바논)를 꺾고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걸었다.

준결승전에서 나가시마 케이타(일본)를 물리친 김재범은 결승에서도 연거푸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적극적인 공격 덕분에 김재범은 지도 1개만 받은 반면에 엘리아스는 지도 2개를 받으면서 김재범의 지도승으로 끝났다. 시원한 한판승은 아니었지만 큰 이변 없이 예선부터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김재범의 저력이 만든 금메달이다.

남자 81㎏급에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살아있는 전설' 김재범은 이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하나 더 추가했다.

김재범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유도에서 이미 모든 것을 이뤘기에 은퇴설도 흘러나왔지만 김재범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어깨가 빠지고, 손가락이 부러지고, 인대가 끊어지는 등 온몸이 망가지면서 1년 넘게 매트를 떠나야 했지만 김재범은 기술이나 힘이 아닌 투지를 앞세워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1회전에서 부전승을 거둔 김재범은 16강전에서 예멘의 알카브자리를 후련한 업어치기 한판승을 제압하고, 8강전에서 북한의 신예 박홍위를 상대로 가로 누르기 한판승을 거뒀다.

4강전이 최대 고비였다. 나가시마와 지도 1개씩을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친 김재범은 연장전에 돌입하자 상대를 더욱 강하게 몰아붙여 지도를 따내 승리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엘리아스를 제압하고 정훈(1990년, 1994년), 황희태(2006년, 2010년)에 이어 유도 사상 역대 3번째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김재범을 앞세운 한국 유도는 이날 여자 70㎏급 김성연과 여자 63kg급 정다운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김잔디와 방귀만도 각각 여자 57㎏급과 남자 73㎏급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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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아시안게임 유도 그랜드슬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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