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런던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과 중국의 쑨양이 2년 뒤 다시 만났다.

21일 저녁 7시 인천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한 두 선수가 금메달을 두고 경합을 벌였으나 '200m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은 뜻밖에도 일본의 신예 하기노 코스케 선수의 차지가 됐다.

앞서 열린 예선전에서 1분50초29를 기록한 박태환은 전체 순위 4위로 6번 레인에, 1분48초90을 기록하며 1위로 들어온 쑨양은 4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둘 사이인 5번 레인은 2위로 들어온 하기노 선수 차지였다.

200m 결승전이 시작됐다. 초반 50m는 박태환이 가장 먼저 통과했다. 이후 100m와 150m 터치패드는 쑨양이 가장 먼저 찍었고 뒤이어 박태환이 순이었다. 하기노는 150m를 3위로 지나갔다. 하지만 결승점인 200m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터치한 선수는 박태환도 쑨양도 아닌 하기노였다.

하기노 코스케는 1분45초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1분45초28을 기록한 쑨양이 차지했고 '마린보이' 박태환은 1분45초85로 2014인천아시안게임 200m 자유형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3연패' 무게감 이겨내려 했지만 몸이 안 따라줘"

경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행자가 "동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박태환은 어색한 듯 씨익 웃어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금메달 사냥에 실패한 박태환은 목표했던 '아시안게임 3연속 3연패'라는 대기록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세 번째로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무게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앞선 두 대회 200m에서 계속 금메달을 따왔기 때문에 '3연패'라는 단어가 안 들리진 않더라고요. 저도 해내고 싶고 이루고 싶은 업적이었기 때문에 시합 전까지 그런 무게감을 이겨내려고 했지만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요(웃음)."

이어 박태환은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마이클 볼 감독님이 연습한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계속 믿음을 주셨는데 그 믿음을 제가 못 지킨 것에 대해서 저 자신한테 아쉬운 면이 굉장히 많고요. 결과적으로 제가 동메달을 땄고 1분 45초대가 나왔지만, 이 시합을 뛰기 위해서 전담팀 선생님들과 열심히 해왔던 것은 사실이고요. 그랬기 때문에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이름이 걸린 수영장에서 시합을 뛴다는 것에 많은 무게감을 느꼈다는 박태환은 "오늘 목에 건 동메달이 아쉬운 동메달이 아닌 값진 동메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음 경기 그리고 앞으로 있을 수영 경기에 있어 오늘 시합이 좋은 경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듬직하게 말했다.

박태환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런던올림픽 400m 자유형에서 실격판정 번복 해프닝으로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박태환은 오는 23일 400m 자유형 경기에 출전해 2년 전의 억울함을 만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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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수영 인천아시안게임 쑨양 2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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