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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현 화성의제21 실천협의회 사무국장
 남길현 화성의제21 실천협의회 사무국장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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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컵과 손수건을 준비해야 하고 음식물을 남기지 말아야 하며, 쓰레기는 도로 가져가야 한다.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말아야 하며 그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야 하고 참가비 중 일부를 그 지역 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

화성 시티투어 '착한여행 하루'의 '투어원칙'이다.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를 살리고, 자연환경·문화유산을 보존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기발한 방법이지만, 한 가지 단점은 참가자들이 불편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까다로운 투어원칙 때문에 참가자 수가 많지 않을 것 같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다. 투어 횟수가 거듭 될수록 참가자가 점점 늘고 있다.

화성 시티투어는 '화성의제21 실천협의회(이하 화성의제)'에서 운영한다. 전국의 자치단체 가운데 '지방의제21'에서 시티투어를 운영하는 곳은 화성시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남길현 화성의제 사무국장은 "화성의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와 '착한여행 하루'가 지향하는 목표가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전, 남길현 화성의제 사무국장을 만나 '착한 여행 하루'의 의미와 그동안의 성과와 운영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화성 시티투어를 '착한여행 하루'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참가자들도 착해졌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쓰레기 줄이고, 탄소 배출을 줄여서 환경을 살리자는 취지에 동의한 분들이 대부분 참가하기 때문이다. 화성의제에서 시티투어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영향도 있다. 참가자들이 무엇이 불편한지, 우리 입장이 아닌 참가자 입장에서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관광지, 방문지, 식당 같은 코스 개발도 적극적으로 했고. 그러다 보니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참가자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의제 21'은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채택된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 위한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국제지침이다. 우리나라는 이 지침에 따라 중앙 정부는 '의제 21'을 지방정부는 '지방의제 21'을 설립했다. '화성의제 21'은, 이 지침에 따라 설립한 '지방의제 21'로 민관협력기구다.

다음은 남 사무국장과 한 인터뷰 내용이다.

- 착한여행 '하루', 이름도 운영방법도 참 독특하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화성시가 2007년부터 진행하던 시티투어 프로그램 이름을 '착한여행 하루'로 바꾼 건 지난 2010년이다. 화성시청 관계자들과 함께 시티투어를 좀 더 발전시킬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공정여행'이었다. 여행의 트렌드가 공정여행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 착안, 시티투어를 '착한여행'에 포커스를 맞추고 새로운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남 국장은 "화성은 경주처럼 유명한 관광자원도 없고, 부산이나 제주도처럼 해양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문화유산도 있고, 해양자원도 있고 농·어촌도 있다"며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치를 중심에 두는 공정여행"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여행'은 여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환경과 문화발전에 기여하면서 지역경제에 도움도 준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관광지를 보고 왔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준다. 이렇게 여행의 가치를 높여주는 게 '착한여행 하루'의 목적이다. 이는 화성의제가 추구하는 화성시의 지속가능발전과도 맞아떨어진다."

남길현 화성의제21 실천협의회 사무국장
 남길현 화성의제21 실천협의회 사무국장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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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여행 '하루'를 하면서 화성의제의 활동역량도 늘었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지역사회 지속가능발전 방향 찾으려면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발굴하고, 그 자원을 모아서 실천 가능한 의제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착한여행이 많은 도움이 된다. 서로 윈-윈 하는 것이다."

남 국장은 "시티투어 참가자 가운데 60% 이상이 화성시 동탄 주민"이라고 밝혔다. 화성시에 거주하지만 화성시에 대한 현황이나 정보를 모르고 있다가 시티투어 참가해 화성에 대해 새롭게 아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티투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상당히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시티투어 참가자들은 당연히 화성시 관내의 식당을 이용하고, 화성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수산물 등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남 국장의 설명이다.

- 투어코스는 어떻게 되나?
"6개의 정기 투어와 4개의 테마투어가 있다. 정기투어 코스에는 매화리 염전, 국화도·제부도에서 하는 생태탐험, 공룡알 화석지 탐험 등이 있고, 테마투어 코스는 농·어촌체험과 연안 정화활동을 하는 봉사투어, 하루 야(夜) 투어 등이 있다."

'착한여행 하루'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전에 시작해서 오후에 끝나는 '하루' 여행이다. 하지만 '하루 야 투어'는 하루에 끝나지 않고, 밤까지 이어진다.

- '착한여행 하루' 참가자가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혹시 실적을 올리기 위해 동원하는 건 아닌지?
"전혀 그렇지 않다. 전부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자발적 참가자들이다. 우리가 나름대로 홍보를 하지만 홍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 효과적으로 하지는 못한다. 화성시청 홈페이지와 화성의제 홈페이지에 홍보하는 게 고작이다. 참가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여행 내용이 알차고,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한 번 다녀가신 분들이 주변에 권하면서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 언제부터 화성의제에서 일했는지?
"화성의제에서 일한 지는 햇수로 6년 됐다. 그 전에는 수원에서 경기여성단체협의회에서 활동하는 등 시민단체에서 일을 해왔다. 화성시에서 살면서 화성에 대해서 알 기회가 없었는데, 수원에서의 활동을 접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화성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화성의제와 인연을 맺게 됐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남 국장은 "화성의제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지역 사람들을 만나 성숙해졌고,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국장은 "화성의제 활동이 제가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활동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 화성의제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화성의제는 그동안 시민의 역량이 커지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해서 만든 의제가 화성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화성시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 발전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어떤 방향의 발전이냐'가 중요하다. 시민의 삶의 질을 해치는 발전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물론 미래세대에게까지 도움이 되는 발전을 해야 한다. 그 때문에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떤 계획을 세우느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화성의제가 그런 면에서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그:#남길현, #화성의제21, #공정여행, #착한여행,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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