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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떠들던 광고는 설 자리가 없다.

이제 기업광고 속에는 다양한 '코드'가 묻어 있다. 전통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브랜드 하나로 버틸 수 있는 시대는 더욱 아니다.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나기 어려운 때다. 그러나 위험하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게 더 위험한 일이다. 웅크리고 있다면 언제든 추격을 당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맞을 뿐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하는 시대다. 헛발질은 하지 말아야 한다.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은 재기 불능의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 실패를 권장하고는 있지만 정작 시도하지는 못한다. 실패한 기업이나 제품을 돌아보지 않는다. 냉정한 것이 사회다. 광고를 통해 살아 있음을 과시한다. 그러한 광고 속에서 소비자는 또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를.

만나서 놀고 퍼뜨리는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 10
 만나서 놀고 퍼뜨리는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 10
ⓒ 중앙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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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놀고 퍼뜨리는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 10'이라는 부제를 단 <디지털 놀이터>는 우리 시대 주목 받은 브랜드 광고는 어떤 것들이며, '재미있는 놀이'를 통한 기업홍보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발적 참여를 하게 만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마케팅 활동 보고서다. 자신의 일을 즐기며 수많은 크리에이티브를 탄생시킨 저자 김홍탁이 그간 주목받은 광고를 토대로 우리 시대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은 어디인가를 살펴본다.

이 책을 통해서 건질 수 있는 한 가지 생각은, 결국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광고란 무엇인가, 소비자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일 아닌가. 그 일을 하는 도구는 광고다.

광고를 볼 수 있는 매체는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폰이다. 광고제작들은 광고주와 함께 이 손안의 컴퓨터를 통해 소비자들이 쉽게 참여하고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파시킬 수 있는 콘셉트를 개발하고 광고를 만든다. 이들 광고의 방식의 특징은 디지털 입소문을 통한 브랜드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제품은 뒤에 있다. 앞에는 사회적 관심을 불러 모으는 내용으로 채운다. 때로는 회사 이름까지도 가린다. 누구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IMF 외환 위기 이후 사람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세상이 점점 더 투명해지기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본질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다. 내가 소비하는 것의 가격뿐 아니라 바르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본다. 과거에는 회사 내에 문제가 발생해도 홍보 팀에서 광고로 언론을 매수해 보도를 막거나 약화시킬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본문 149페이지

국내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피아노 계단'은 2010년에 스웨덴에서 진행한 광고의 형태다. 광고는 계단을 놀이터처럼 만든 것이다.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 피아노 소리가 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대신 기꺼이 이 계단을 오른다. 이 광고를 만든 곳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차를 타라는 전형적인 광고에서 벗어나 친환경 기술의 장점을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알렸다. 이 광고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의 광고는 온오프라인 통합의 광고라는 점이다. 두 세계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지금은 링크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같이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광고 형태를 살펴보고 이들 광고들이 의도한 바는 무엇이며, 광고를 통해 어떤 결과를 이루어냈는지를 분석하여 10개의 키워드를 뽑았다.

"디지털 이전의 시대는 정보 독점이 중요했다. 정보를 많이 소유한 곳에 돈과 사람이 모였다. 지금은 정보 공유의 시대이다. 정보를 잘 공유하는 곳에 돈과 사람이 모인다."-133페이지

정보 공유 현상은 오늘과 같은 디지털 광고 제작을 더욱 부추겼다. 지금 시대의 핫 키워드를 저자는 어떤 것으로 꼽았는가. 이전처럼 심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듯 제목처럼 첫 번째 키워드로 놀이터로 잡았다. 놀이의 공간이 이전과 다르다. 인터넷 공간은 놀이터다. 두 번째는 앰비언트 미디어, 세 번째는 바이럴, 네 번째는 콜라보레이션, 다섯 번째는 유튜브, 여섯 번째는 페이스북 세대들의 '좋아요' 일곱 번째는 모바일, 여덟 번째는 혁신, 아홉 번째는 디지털적 따뜻함이며 마지막 열 번째는 공유가치 창출이다.

앰비언트 미디어는 주위의 모든 것을 미디어로 활용한다는 의미로서 소비자가 다니는 곳이나 혹은 보는 곳에 언제든 미디어를 활용하여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바 있는 할인매장업체의 가상매장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이 같은 방식의 광고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 키워드에서 보듯 이 단어들은 별개가 아니다. 서로 다 연결되어 있는 단어들이다. 그것은 바로 공유에 있다.

"유튜브 환경에서는 개인이 집단화되는 것이 손끝 하나로 도미노를 무너뜨리는 것처럼 손쉽고 빠르며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삶을 나누고 소통하고 함께 행동하는 유튜브 세대는 진정성에 기초한 나눔과 돌봄을 중요시한다. 소수에 의해 통제되던 커뮤니케이션은 나날이 설 곳을 잃고 있다.- 본문 115페이지

이렇게 저자가 꺼낸 10개의 키워드를 종합해 보면 어떤 일들이 근래에 광고를 통해 보여졌는가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디지털을 통한 인간의 감정을 나누는데 집중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중 개인적으로 광고방식을 바꾸는 결정적 역할은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물론 그 기반이 되는 스마트폰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돈 없어서 광고 못한다는 소리는 하기 어려울 듯하다.

국내 한 음료회사의 광고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단초가 된 것이 유튜브이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진정한 흥미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고객 중심의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문 83페이지

오늘도 수많은 광고들이 세상에 나온다. 방송매체를 비롯한 사람들의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은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무대다. 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매체인 광고는 아이디어 싸움이다. 디지털 세대를 잡기 위한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들의 밤샘 끝에 나온 광고는 그래서 한 편 한 편이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한 것 또한 사람 아닌가.

모바일 시대가 만들고 있든 새로운 디지털 풍경을 우리는 우리 곁에서 목격한다. 바로 우리 자신이 그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지하철 안의 수많은 '수그리족'이 바로 내 자신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 아마 지금의 방식은 또 옛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는 변화하고 도구들은 계속 진화한다.

이 책에서 그간 집행된 광고들을 통해 지금을 살펴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광고홍보를 담당하는 분들이나 디지털 마케팅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그간 나온 광고의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아이디어를 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덧붙이는 글 | 디지털 놀이터 - 만나서 놀고 퍼뜨리는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 10 | 김홍탁 (지은이) | 중앙M&B | 2014년 6월



디지털 놀이터 - 만나서 놀고 퍼뜨리는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 10

김홍탁 지음, 중앙M&B(2014)


태그:#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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