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라마디니 한나 선수가 자세를 낮춰 셔틀콕을 넘기는 순간

인도네시아 라마디니 한나 선수가 자세를 낮춰 셔틀콕을 넘기는 순간 ⓒ 심재철


20일 오전 9시, 이른 시간부터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이 뜨거워졌다. 다섯 군데의 코트가 마련된 인천 계양체육관에는 800여 명의 관중들이 찾아와 경쾌한 아침 셔틀콕 소리에 탄성과 박수를 터트렸다.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에서는 전통의 강호 인도네시아가 몰디브를 3-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8강전에서 일본과 만나게 됐다.

단식 세 경기와 복식 두 경기로 구성된 단체전이었지만,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게임으로 준비돼 있던 복식 경기는 진행되지 못했다. 먼저 맞붙은 단식 세 경기를 인도네시아가 내리 이겼기 때문이다.

몰디브로서는 첫 번째 단식에 나온 라시드가 그나마 두 번째 세트에서 9점이나 따라붙으며 초반 기세를 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웨니파네트리 린다의 빠른 스매싱을 감당하기에는 뒷심이 모자랐다. 27분 만에 첫 단식을 압도한 인도네시아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단식 선수들이 한결 느긋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홍콩 "뒤집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홍콩의 차우 호이 와 선수가 복식 경기에서 셔틀콕을 차이니스 타이페이 코트로 넘기고 있다

홍콩의 차우 호이 와 선수가 복식 경기에서 셔틀콕을 차이니스 타이페이 코트로 넘기고 있다 ⓒ 심재철


바로 옆 1번 코트에서는 대만과 홍콩의 단체전이 이어졌다. 두 번째 게임까지 대만이 2-0으로 앞서가며 역시 싱거운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세 번째 단식 경기에 나온 홍콩의 체응 응안 이가 19분 걸린 첫 세트를 21-14로 따내며 기염을 토했다.

이 단체전 경기는 오전 경기 중 가장 늦게까지 이어졌다. 세 번째 단식 게임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명승부였다.

대만의 파이 샤오 마는 20-18로 앞서나가며 두 개의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홍콩의 체응 응안 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놀라운 뒷심에 관중석의 열기가 뜨거워졌고 내리 세 포인트를 따낸 체응 응안 이가 결국 21-2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체응 응안 이의 마지막 서브를 대만의 파이 샤오 마가 넘기지 못하는 바람에 22-20의 짜릿한 뒤집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로써 오전 경기 일정 중 처음으로 네 번째 게임이 펼쳐지게 됐다.

 대만의 파오 샤오 마(위) 선수와 홍콩의 체웅 응안 이(아래)의 여자 단체전 두 번째 단식 경기

대만의 파오 샤오 마(위) 선수와 홍콩의 체웅 응안 이(아래)의 여자 단체전 두 번째 단식 경기 ⓒ 심재철


이어진 네 번째 복식 경기는 홍콩의 '찬 카카-체 잉 수엣' 조가 초반 기세를 주도했다. 특히, 왼손잡이 체 잉 수엣의 날카로운 헤어핀 실력은 상대적으로 체격 조건이 왜소한 대만의 '첸 샤오 후안-라이 치아 웬' 조가 좀처럼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결국 2-0(21-12, 21-13)의 결과가 나오며 대만과 홍콩의 단체점 게임 점수는 2-2로 똑같아졌다.

마지막 단식에 나온 대만의 파이 유 포는 상대적으로 큰 키를 자랑하며 홍콩의 체응 잉 메이에게 시원한 스매싱을 퍼부었다. 결국 28분 만에 2-0(21-10, 21-5)으로 완승을 거뒀다.

무려 66분이나 걸린 세 번째 단식을 체응 응안 이가 가져오며 홍콩은 대역전극을 꿈꿨다. 비록 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홍콩의 경기 자세에 많은 관중들이 박수로 응원했다.

 대만의 파이 유 포가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체응 잉 메이에게 공격하고 있다

대만의 파이 유 포가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체응 잉 메이에게 공격하고 있다 ⓒ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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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16강 결과
(20일 오전 9시, 계양체육관)

★ 말레이지아 3-0 네팔
★ 인도네시아 3-0 몰디브
★ 인도 3-0 마카오
★ 대만 3-2 홍콩

◇ 한국 팀 경기 정보

★ 남자 단체전 16강전 [한국 - 인도] 9월 20일(토) 13시 계양체육관 1번 코트
★ 여자 단체전 16강전 [한국 - 대만] 9월 20일(토) 18시 계양체육관 4번 코트
배드민턴 인천아시안게임 인도네시아 대만 몰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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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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