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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파리경제대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파리경제대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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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EHESS) 교수가 부의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교 무상교육같은 양질의 공교육 확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전액 삭감한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대학까지도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케티 교수는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소득세 운용을 지적하면서 "(조세 정책이) 최상위층 부의 증가에 기여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무상교육...경제 성장에도 긍정적"

피케티 교수는 이날 오전 열린 '1%대 99% 대토론회'에서부터 공평한 교육제도를 공들여 강조했다. 소득 불평등을 낮추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에도 충분한 교육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정책 폐기와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양질의 대학교육도 무상으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불평등 해소에는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면서 "국가 간 격차를 줄이는데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나서서 무상교육을 하면 사회 형평성이 제고되고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 영재를 대상으로 한 '엘리트' 교육에 대해서는 "소득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보편적인 교육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18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간판 교육공약 중 하나인 고교 무상교육 관련 예산 2300여 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중에서도 사교육비가 상당히 높은 나라"라면서 "서민 가구 학비부담이 없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부 조세정책, 부의 재분배에 효과적인지 살펴봐야"

피케티 교수는 이날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비교적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부가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에 과세한 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기업의 과도한 잉여금에 과세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소득세 운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한국의 소득세 최고 한계세율이 꾸준히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의 조세정책이 부의 재분배에 효과적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현재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한국이 계속 고성장을 지속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결국 사회적으로 부의 불평등의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으면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주장했다. 양극화 해소 대안으로는 매년 자산에 누진적인 부유세를 물리고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최고 80%까지 소득세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대안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피케티 교수는 "누진세도 100여 년 전 처음 도입될 때는 그런 소리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년동안 80% 수준이었지만 그게 미국 자본주의를 망가트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화와 시장경제를 지지한다"면서 "이 흐름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재정정책, 교육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소외계층이 세계화에 등을 돌리는 상황은 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피케티, #무상교육, #고교 무상교육, #21세기 자본,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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