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 3회초 교체투입된 대표팀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 3회초 교체투입된 대표팀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 아시안게임에 도전할 야구 대표팀 선발 로테이션이 윤곽을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LG와 연습 경기를 마치고 아시안게임에 대한 마운드 구상을 드러냈다. 핵심은 선발진의 주축인 '원투펀치' 김광현을 첫 경기인 태국전과 결승전에, 양현종은 B조 조별리그 대만전에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아시안게임은 조별리그와 결승전까지 최대 5경기가 치러진다. 구상대로라면 김광현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B조 예선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경기 감각을 조율하고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면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에 다시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태국전과 결승전 사이에는 프로 경기의 선발 로테이션과 같은 5일간의 휴식 시간이 있어서 회복 기간도 충분하다.

관건은 대만전이다. 한국이 결승에 무난히 오르기 위해서는 24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대만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조 2위까지 4강에 진출하지만 가급적 조 1위를 차지해야 A조 1위가 예상되는 일본을 준결승에서 피할 수 있다.

사회인 야구팀이 주축을 이룬 일본은 비록 최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사실상 세미 프로나 다름 없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국내 야구계에서는 일본 사회인 야구의 상위 수준을 국내 프로 2군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이 B조 1위를 차지할 경우, A조 2위는 중국이 유력하다.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대만은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과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미네소타 싱글A에서 뛰고 있는 우완 후즈웨이를 필두로, 클리블랜드의 장샤오칭, 볼티모어의 린이샹, 시카고 컵스 의 왕야오린 등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로 인정받는 젊은 해외파들이 주축을 이룬 대만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의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된다.

류중일 감독은 당초 김광현과 양현종을 아껴뒀다가 준결승과 결승에서 활용하는 것도 '1안'으로 검토했지만 예상보다 대만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구상을 바꿨다. 어차피 대만과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선 제압의 의미도 있다. 또한 양현종이 24일 대만전에서 선발 등판하면 사흘 휴식 후 28일 열리는 결승전에서는 불펜 대기도 가능하다.

준결승에 투입할 투수는 누구?

변수는 준결승이다. 대만전에 양현종을 투입하는 것은 조 1위만 차지하면 준결승 정도는 여유있게 통과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전략이다. 대표팀은 김광현과 양현종의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3선발로 내세울 수 있는 선수 중에 국제 경험이 풍부한 투수가 전무하다는 게 약점이다.

이태양, 이재학, 홍성무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이 김광현-양현종이 나서지 못하는 토너먼트 준결승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책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표팀은 LG와의 연습 경기에서 유일한 아마 선수인 동국대 투수 홍성무를 깜짝 선발로 투입하여 구위를 점검했으나 2이닝 2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피칭을 보였다.

삼진을 4개나 잡아냈지만 안타와 볼넷도 각각 2개씩 허용했다. 만일 홍성무를 선발로 활용한다면 조별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홍콩전에 등판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다.

대만과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약체이기는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의 경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전승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예선 2차전에서 의외의 팽팽한 접전을 펼친 전력이 있다.

당시 한국은 비가 와서 우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며 3일 뒤 재개된 경기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승엽의 끝내기 안타로 1-0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아무리 실력차가 있다고 해도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 야구다.

또한 만에 하나라도, 한국이 대만과의 예선전에서 일격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다. 한국이 B조 2위에 떨어져서 준결승부터 일본을 만나게 된다면 마운드 구상이 완전히 꼬이게 된다. 에이스 김광현-양현종을 모두 쓸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설사 이들까지 투입해서 이긴다고 해도, 결승전에서 다시 마운드 운영의 난관에 부닥칠 위험이 높다.

류중일 감독은 아직 준결승전에서 투입할 투수를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별리그에서 구위를 검토하여 이태양과 이재학 중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준결승전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퍼펙트 우승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대만전 성패와 준결승전 마운드 운용이 어쩌면 이번 대회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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