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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걷기에 참가한 모자 지간. 이 두 사람은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아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힐링을 하자는 주제로 청소년들이 기획한 것이다. 안성천변에서 이루어졌다.
▲ 힐링 걷기 힐링 걷기에 참가한 모자 지간. 이 두 사람은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아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힐링을 하자는 주제로 청소년들이 기획한 것이다. 안성천변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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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째 열린 '야단법석 페스티벌'. 청소년이 만들고, 청소년이 주관하고, 청소년이 활동하는 이 축제가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 내혜홀광장과 안성천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안성 청소년들(청소년기획단)이 내내 기획하고 진행한 이 행사가 올해 더욱 특별한 건 세 가지 이유에서다.

서울 삼성고등학교 원정대, 그들의 체험

먼저 서울 삼성고등학교 학생 34명과 교사 3명이 축제 소문을 듣고 견학하러 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 중 삼성고 학생대표인 김명진양(전교 학생회장), 박성민군(자율선도부장)은 안성청소년기획단 단장 한호준군(가온고), 오병주군(안성고)과 심도 있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삼성고 학생들은 오는 12월에 있을 학교 축제를 알차게 만들기 위해 '야단법석'을 벤치마킹하려고 왔다고 했다. 학생회장 김명진양은 "무엇보다 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진행했다는 게 놀라웠다. 우리 학교 학생회도 그 정신과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인기프로그램 '진로체험'은 이렇게

삼성고 학생들이 칭찬한 프로그램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진로체험부스였고, 또 하나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힐링 걷기 대회였다.

진로체험부스는 말 그대로 '진로 체험'을 하는 곳이다. 제과제빵, 배우, 행사 디렉터, 바리스타, 디자이너 등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부스가 마련됐다. 이곳에는 멘토도 있었다. 예컨대 제과제빵 부스의 경우 멘토가 제과제빵을 계속 만들어 전시하고, 그것을 먹어보면서 대화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처음에 체크 리스트를 통해 청소년 자신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이것을 토대로 진로 체험이 이루어졌다. 안성에선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진행하는 청소년들도 체험하는 청소년들도 미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청소년들답게 거침없이 체험이 이루어졌다.

체험 중간에 있었던 미션 수행은 백미였다. 내혜홀광장 가운데에 마련된 미션 수행 코너. 진로 체험코스를 마치고 온 청소년들 서너 명이 출발선에 선다. 그 다음 출발! 제1코스에는 고무신, 하이힐, 장화, 오리발 등이 놓여 있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 중 좋은(?) 신발을 쟁취한다. 그 신발을 신고 달려가서 훌라후프를 한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우습다. 마지막 코스는 밀가루에 숨겨진 사탕 집어먹기다. 청소년들의 입 주위가 하얗다. 서로 쳐다보며 한바탕 웃는다.

진로체험과 미션을 마친 학생들에겐 봉사점수가 주어졌다. 진로상담도 하고, 즐기기도 하고, 봉사점수도 얻는다. 그야말로 '일석삼조'라 할 수 있다.

모든 코스를 거쳐오면서 힐링이 된 파트너는 예쁜 포즈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즉석사진을 찍어 사진을 파트너에게 준다. 안성천변이 그들의 등 뒤로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 인증샷 모든 코스를 거쳐오면서 힐링이 된 파트너는 예쁜 포즈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즉석사진을 찍어 사진을 파트너에게 준다. 안성천변이 그들의 등 뒤로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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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 기억하며 힐링 걷기를 하다

그 다음으로 획기적인 것은 '힐링 걷기'였다. 세월호 사고가 국민 모두에게 아픔이었기에 그것을 힐링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단, 가까운 사람끼리 힐링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때문에 힐링 걷기는 혼자서는 참가할 수 없었다. 반드시 힐링이 필요한 파트너와 함께 해야 했다. 참가한 힐링 파트너를 살펴볼까. 친구끼리는 기본이고 자매, 형제, 친척, 그리고 모자지간이 신청했다. 첫 코스에서는 서로의 장점을 말하면서 파트너와 손잡고 걸었다.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이 안성천변을 걸으며, 때론 웃고, 때론 진지하게 대화를 한다. 각 코스마다 미션이 있고, 파트너는 함께 미션을 수행하며 서로 힐링해 간다. 마지막 직전 코스에선 화해의 표시로 예쁜 포즈(제비뽑기에서 걸린 포즈)를 취하며 파트너 화해 인증샷을 찍는다. 즉석사진이어서 바로 뽑아볼 수 있다. 참가자들은 웃으면서 서로의 모습을 확인했다. 마지막 코스는 내혜홀광장이었다. 그곳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를 노란 리본에 매달아 적었다.

이날 힐링 걷기 대회는 세월호유가족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세월호사고 때문에 상처를 받았기에 힐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진행했다. 참가자 파트너들이 모든 미션을 수행하고 마지막으로 노란 리본에 유가족 응원 메시지를 쓰는 형식이다.
▲ 세월호유가족을 기억하며 이날 힐링 걷기 대회는 세월호유가족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세월호사고 때문에 상처를 받았기에 힐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진행했다. 참가자 파트너들이 모든 미션을 수행하고 마지막으로 노란 리본에 유가족 응원 메시지를 쓰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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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자, 수백 명의 청소년들이 내혜홀광장에 모여 무대공연을 즐겼다. 오디션을 통과한 팀들이 기량을 뽐낸다.

청소년 기획단 단장 한호준군은 "예상보다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기쁘다. 함께한 청소년 기획단 친구들이 고맙다. 하지만 아직도 청소년들이 완전하게 주체가 되어 이 행사를 해내지 못해 아쉽다. 내년엔 100%에 가깝게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해내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 놀라운 일을 꾸민 학생들은 안성여자고등학생(고현정, 이은주, 이정희, 장명주, 김화희), 안성고등학생(오병주, 현병현, 전영욱), 가온고등학생(이가임, 김주은, 한호준), 두원고등학생(유영근) 등 12명이다. 그들의 미래가 기대가 되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왼쪽은 직전 청소년기획단장 오병주군, 오른쪽은 현 청소년기획단장 한호준군이다. 이들은 이 행사를 통해 자신들이 발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 청소년기획단 단장 왼쪽은 직전 청소년기획단장 오병주군, 오른쪽은 현 청소년기획단장 한호준군이다. 이들은 이 행사를 통해 자신들이 발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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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소년, #청소년축제, #야단법석 페스티벌, #세월호,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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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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