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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공주 사곡면 신영리 정강희(남 45)씨의 논 600평가량을 갈아엎어 버렸다.
 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공주 사곡면 신영리 정강희(남 45)씨의 논 600평가량을 갈아엎어 버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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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정부가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전면개방을 발표한 후,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던 농민들은 수확기를 앞둔 논을 갈아엎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아스팔트 길거리에서 삭발까지 감행했다.

공주농민회와 민주단체협의회 회원들은 18일 충남 공주시청 앞에서 '한중FTA 중단하고 쌀 전면개방 철회하라', '정부는 기만적인 쌀 관세화 선언을 즉각 철회하라', '지방정부 및 지방의회는 정부의 쌀 관세화와 한중FTA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활동에 즉각 나서라!'는 구호를 시작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회를 맡은 한 농민은 "이 땅의 농민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생산자, 농민, 소비자 등 국민 모두를 희생시키는 정부의 무분별한 농업개방정책을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농업을 팔아먹은 대통령이 아니라 농업을 챙긴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이동필 장관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쌀 관세화 결정을 철회하고 농민들과 대화에 나서라"며 요구했다.

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좌로부터 전강희(사곡농민회 총무), 박남식(공주농민회 회장), 이병우(우성농민회 총무)씨가 삭발을 하고 있다.
 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좌로부터 전강희(사곡농민회 총무), 박남식(공주농민회 회장), 이병우(우성농민회 총무)씨가 삭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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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식 공주농민회 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선 식량 안보는 중요한 문제인데 식량 자급률 23%인 대한민국이 어떻게 쌀 관세화를 농민과 국민과 국회에 말 한마디 없이 선언할 수 있느냐"며 "쌀 개방을 놓고 농민과 시민, 대외기관인 국회와 함께 WTO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혁주 충남도연맹 사무처장은 "세월호 참사 때도 그냥 기다리라고 해 놓고는 한 사람도 구하지 못했다, 농민들에게 똑같이 기다리라고 해 놓고는 농업에 근간을 뿌리째 뽑아 버릴만한 쌀 개방을 해 버렸다"며 "지금까지 잘못된 농업역사를 진행하면서 시간이 되면 물러나면서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이런 식이라면 삼족을 말살시켜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옛날에는 20마지기 농사로 아이들 대학 보내고 자식 키우면서 살았는데 지금은 200~300마지기 농사를 지어도 먹고살기 어려운 시국이다, 농민은 삶이 어려워 논을 두 배로 세 배로 늘리면서 빚만 늘고 있다"며 "농촌에서 농사짓고 아이들 키우면서 식량을 지키는 것이 자랑스럽고 칭찬받아 마땅할 일인데 농민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농업은 중요하니까 농사를 지어보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희 공주농민회 조직부장은 "정부와 권력자들은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의 이름 아래 수많은 FTA를 통해 우리 농업과 농민을 경제발전의 제물로 삼아왔으며 농업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한국농업의 근간인 가족농과 소농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의 FTA마저 체결된다면 그야말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농업과 농민의 마지막 숨통마저 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공주 사곡면 신영리 정강희(남 45)씨의 논 600평가량을 갈아엎어 버렸다.
 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공주 사곡면 신영리 정강희(남 45)씨의 논 600평가량을 갈아엎어 버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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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남식(공주농민회 회장), 전강희(사곡농민회 총무), 이병우(우성농민회 총무) 등이 삭발을 하고 쌀 관세화 철회를 요구하며 공주 사곡면 신영리 정강희(남 45)씨의 논 600평가량을 갈아엎어 버렸다. 


태그:#쌀 관세화, #삭발식, #공주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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