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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9일(한국시간 10일 새벽) 미국 쿠퍼티노에서 처음 선보인 아이폰6(가운데)와 아이폰6+(맨 왼쪽)
 애플이 9일(한국시간 10일 새벽) 미국 쿠퍼티노에서 처음 선보인 아이폰6(가운데)와 아이폰6+(맨 왼쪽)
ⓒ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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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아이폰이 17일(한국시간 18일 새벽)부터 새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6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8'로 업데이트했다.

전자지갑 '애플 페이', 맥과 호환성을 강화한 연속성 등 핵심 기능 업데이트가 10월로 미뤄졌고 iOS7처럼 디자인 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건강 앱을 비롯해 콘텐츠 가족 공유,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오디오 메시지, 셀프타이머 촬영 등 새 기능이 수백 가지에 이른다.

더 친절해진 iOS8... '문자 자동완성' 등 일부 기능 제한

애플도 한결 친절해졌다. 낯선 새 기능 활용을 돕는 '팁' 앱을 추가했는가 하면 자판과 '알림센터' 등에 서드파티 앱 등록을 허용하는 등 사용자, 개발자 친화적인 기능이 돋보인다. 앱스토어에 있는 손글씨 입력 앱을 설치하면 자판을 치지 않고도 문자 입력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한국 사용자들은 여전히 일부 핵심 기능들을 이용할 수 없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만 시행하는 '애플 패이'는 둘째 치고, 기대를 모았던 '문자 자동 완성' 기능도 한국어는 빠졌다. iOS8 퀵타입 키보드에서는 사용자 스타일과 수신자, 앱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자동 완성 기능을 제공하는데,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만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 지원이 빠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iOS5에서 처음 선보인 대화형 음성명령 기능 '시리' 역시 한국어 지원이 안 돼 iOS6이 나올 때까지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iOS8에서도 국가별로 애플 지도, 시리, 키보드, 아이튠즈 스토어 등 30여 가지 기능을 제한하고 있는 데 한국에서 이용할 수 없는 기능도 10여 가지에 이른다.   

아이튠즈 음악, 영화 구매가 대표적이다. 2007년 아이폰 등장 전부터 애플 핵심 서비스였던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는 그 사이 100여 개국으로 확장했지만 한국은 여태 감감무소식이다.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한국 계정으론 음악뿐 아니라 영화, TV프로그램도 구매할 수 없어, 미국이나 홍콩 등 다른 국가 계정으로 갈아타는 이들이 많다.

K팝 등 한국 음악 콘텐츠가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일부 판매되고 있지만, 한국 스토어가 없다보니 국내 다양한 뮤지션들의 참여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13년 iOS7에 처음 등장해 화제가 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튠즈 라디오'도 국내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선 '그림의 떡'인 아이폰 기능들
 한국에선 '그림의 떡'인 아이폰 기능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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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애플 지도'나 '시리' 이용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지난 2012년 iOS6에서 처음 등장한 애플 지도는 국내에서도 경로나 '턴바이턴 내비게이션' 등 일부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지도 반출 관련 규제 때문에 위성 서비스가 제한적이고 주요 도시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플라이오버' 기능이나 3차원 빌딩, 교통상황 정보 등도 한국에선 제공하지 않는다.

한때 애플에서 유료로 제공하던 '나의 아이폰 찾기' 기능도 지난 2010년 iOS4부터 무료화됐지만 한국에선 지도에서 위치 확인이 불가능하다. 역시 위치서비스 관련 국내 규제 때문이다. 지난 2009년 12월 아이폰 도입 당시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앱이 제외된 것도 게임 등급을 표시하도록 한 국내 규제 때문이다. 결국 2년이 지난 2011년 11월 게임 카테고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게임 마니아들 사이엔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 계정 탈출 러시가 일었다.  

시리 역시 지난 2012년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엔 음악 인식 기능도 추가됐지만 국내에선 식당 예약이나 영화 관련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아이튠즈 스토어 지연은 애플 탓? 안드로이드 탓?

이 같은 애플 핵심 서비스들의 국내 개통이 늦어지면서 아이폰 사용자 확대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iOS 운영체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평균 24%인 반면, 한국 시장 점유율은 10.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스마트폰 초창기 국내 업체들도 아이폰 앱 개발을 우선시했지만 최근엔 안드로이드 앱을 우선시한다든지 아예 아이폰 앱을 내놓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로 대표되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탓도 있다. '구글플레이' 역시 국내에서 음악 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지만 영화와 전자책 서비스는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의 6% 정도인 300만 명 정도다. 중국이나 일본에 밀려 아시아에서도 '변방' 취급을 받지만 여전히 외산 스마트폰 가운데서는 독보적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공식 '애플 스토어'조차 없다보니 국내 이용자들은 일종의 아이폰 보험인 '애플 케어 플러스'도 받지 못하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 패이' 국내 서비스도 불투명하다.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패스북'이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것처럼 국내 신용카드사들과 제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애플이 제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내놓아도 국내 사용자들에겐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들로선 미국 시장을 강타한 아이폰6와 아이폰6+ 열풍이 국내에도 불어 애플이 더는 한국 시장을 무시하지 않길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태그:#애플, #IOS8, #아이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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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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