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포스터.

10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포스터. ⓒ KBS


KBS2의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은 초반부터 파격이었다. 이 드라마 주인공이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이자 콘텐츠회사 마블이 선보인 영웅들처럼 판타지적 영웅인지 아님 현대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분노의 화신인지 알 수가 없다. 초반 스토리는 한마디로 어리둥절하다.

<아이언맨>은 불친절하다. 남자 주인공인 주홍빈(이동욱 분)이 왜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는지, 왜 분노하면 등에 칼날이 돋아나는지 설명이 없다. 이야기가 거두절미다. 예를 들어, 주홍빈의 아버지 주장원(김갑수 분)과의 갈등 원인이 여자 때문이라는 복선은 깔아 놓았지만, 전반적으로 주홍빈 캐릭터의 탄생 배경은 비밀에 숨겨져 있다.

남자주인공 주홍빈은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지닌 게임회사 대표이다. 이보다 완벽한 남자 주인공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단 하나 괴팍하다. 입에 욕을 달고 살며,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다반사고, 상대방을 깔아뭉개며 모멸감을 선물하는 안하무인이다.

주홍빈은 분노 표출이 극에 달하면 등에 칼날이 돋는다. 설정부터가 마블의 여타 영웅과 다른 게 없다. 헐크가 분노하면 거대한 괴물이 되듯이 주홍빈도 헐리우드 영웅물을 답습하고 있다. 분노가 차면 등에 칼날이 돋고, 다른 인간보다 뛰어난 후각을 갖게 되는 인물임을 시청자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보통 사람과 완벽히 다르다는 걸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과잉 분노 표출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그 분노가 어디서부터 출발해서 어디로 갈 것인가 궁금하다. 캐릭터 탄생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다 하더라도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분명한 메시지는 있어야 한다. 드라마는 주홍빈의 분노를 사회적 화에 투영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초반 비밀을 꽁꽁 숨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불친절한 드라마이지만 <아이언맨>을 지켜봐야할 이유 중 하나다. 영웅인가 괴물인가 다음 회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블랙뮤젤의 난장난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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