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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17일 강원도 정선군 숙암리의 중봉 등산로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리왕산 벌목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17일 강원도 정선군 숙암리의 중봉 등산로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리왕산 벌목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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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중봉에 활강 스키 경기장을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또 다시 환경단체와 강원도 사이에 갈등이 예고된다. 현재 가리왕산 중봉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사용할 스키 활강 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해 벌목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17일 강원도 정선군 숙암리의 중봉 등산로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 3일의 경기를 위해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을 파헤치는 벌목공사가 눈앞에 있다"며 정부와 강원도에 "가리왕산 벌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리왕산 중봉에 활강 스키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그 대안으로 국제스키연맹의 '2Run' 규정에 따라 활강 스키 경기장으로 사용할 공간을 용평스키장이나 하이원스키장 등 다른 공간으로 대체할 것을 제시했다.

국제스키연맹의 2Run 규정은 "표고차 350m~450m의 경기장에서 2번에 걸친 완주기록 합산으로 활강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제스키연맹은 또 "750m 규정도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 하면, 활강 스키 경기는 가리왕산 중봉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치를 수 있다.

이에 시민환경단체들은 2Run 규정에 맞춰 스키 활강 경기를 치르도록 하는 것이 "수천 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가리왕산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환경을 위한 길이기도 하고, 지역 주민과 강원도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원도에 "도내 방문객이 매년 줄어들어 부도 위기에 처한 스키장이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 알펜시아 리조트 건설로 인한 부채 이자만 매일 1억 원씩 납부하는 처지에 또 개발을 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리고 "동계올림픽은 아직 4년의 시간이 남았다"며, 강원도와 정부에 "가리왕산을 보호하고 예산을 절감하고, 동계올림픽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동시에 "국제스키연맹 규정상에 있는 2Run, 표고차 750m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시민환경단체들에 따르면, 가리왕산은 너덜지대가 많고 대규모의 풍혈 지역이 존재하는 곳으로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식물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주목, 왕사스레나무, 마가목 등 한국 희귀 수목의 분포지이며, 나무의 연령대도 다양해 산림 가치가 매우 높다.

"중봉 활강경기장 원안대로 추진하라". 정선 지역 주민들이 도로변에 내건 플래카드.
 "중봉 활강경기장 원안대로 추진하라". 정선 지역 주민들이 도로변에 내건 플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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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반해, 지역 주민들은 도로 곳곳에 '환경단체 물러가라! 중봉은 우리가 지킨다', '중봉 활강경기장 원안대로 추진하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활강 스키 경기장을 예정대로 가리왕산 중봉에 건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녹색연합, 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춘천생명의숲, 강릉생명의숲, 태백생명의숲, 원주환경운동연합, 횡성환경운동연합, 춘천환경운동연합,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동강보존본부, 환경운동연합강릉추진위원회, (사)시민환경센터 등이 참석했다.


태그:#가리왕산, #중봉, #녹색연합, #스키 활강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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