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정치민주연합이 엉망이다. 당 재건을 위한 '국민공감혁신위원회'는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정치 파트너로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여파는 정치무대로 옮겨가고 있다. 여의도 정치는 '올 스톱'이다. 새누리당이 단독 국회를 소집하려는 행태를 봐서, 1당의 독단적 행태를 배재할 수 없게 되었다. 더 나아가면 새정치연합은 무력화되고, 한동안 정치는 실종될 수밖에 없다. 이제 새정치연합이 야당 본연의 모습으로 재건되어야 할 시기라는 의미다. 제1야당이라는 하나의 정당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유지 및 발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먼저 정상적 여야관계를 위해, 대여 협상대상자를 새로 선출해야 한다. 정당은 권력 획득을 목표로 하는 집단이다. 이를 위해 모든 결정과 행동에서 구성원의 협력과 국민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협상자는 제1차적으로 구성원의 지지를, 제2차적으로는 국민의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박영선 현 원내대표에게서는 이러한 능력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8월 7일 새누리당과 상설특검법 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합의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내부와 유가족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이어 8월 19일에는 '여당 몫,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전제로 하는 특검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또한 유가족의 반대로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지 못했다.

협상자와 무관하지만, 구성원의 의견수렴 실패는 국민공감혁신위원회 구상에서도 나타났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공동위원장 구도가 의원 다수의 반대로 무산되었지 않은가.

나아갈 방향은 정해져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과 협의해 새로운 협상자를 선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새누리당이 협상자로 인정할지 의문이다. 따라서 선대위를 구성해, 새로운 협상자인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현재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로 특별법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지지를, 외부적으로는 신뢰를 잃어 버린 협상자가 좋은 결과를 산출하기한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로 '국민공감혁신위원회'의 출범이다. 8월 4일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당시 박영선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다음 날인 8월 5일 박영선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를 '국민공감혁신위원회'로 바꿔 8월 20일쯤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위원회는 윤곽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정치적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박영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모두의 책임이다. 지난 4월 16일 있었던 세월호 침몰에 대해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요구가 강하게 일어났다.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은 11:4로 대패했다. 김한길과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임하면서, 당 체질 개선과 당대표 선출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렇게 중대한 시기에 모든 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 1인에게 권한을 넘겼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당대표 권한대행뿐만 아니라, 비대위원장까지 덥석덥석 받았다.

나아갈 방향은 정해져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와 각 계파가 협력해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선임해야 한다. 여기서 협력은 당직자들이 말하는 개별적 의견수렴이 아니라 공개적 토론과 결정을 의미한다. 비공개는 조작과 왜곡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분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의 '선 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선출직 당직이 모두 사라지므로 정통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그리고 2016년 20대 총선까지 선거가 없으므로, 당 외보다 당내 인사로 하여금 조직을 추스르게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위기는 특정한 1인이 자초하지 않았다. 과분한 직책을 모두 받아들인 박영선 원내대표. 특정 계파에게 권한을 주기 싫어, 엄중한 시기에 무계파인 박영선 1인에게 권한을 넘긴 계파 수장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묵인한 의원들. 모두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유일한 선출직이다. 따라서 선 사퇴는 당의 정통성에 흠집을 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단 사태를 수습한 후,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각 계파 수장과 의원들은 박영선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공감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원내 대표 선출에도 교집합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태그:#새정치연합위기, #국민공감혁신위원회, #새정치연합비대위, #박영선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경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박사) 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 상임대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