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탈환을 위한 첫 고비를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사우디아리비아를 상대한다.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다. 두 팀은 나란히 1승씩을 신고하며 승점(3점)과 골득실(+3)마저 동일하다. 1패씩을 기록한 말레이시아와 라오스의 전력이 처지는 만큼, 이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조 1위를 확정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우승은 노리는 한국은 16강에 오르더라도 가급적 조 1위를 차지해야 앞으로의 대진표상 유리하다. 한국과 만나게 될 B조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홍콩,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우즈베키스탄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16강은 반대편 조의 1,2위팀끼리 크로스 토너먼트으로 격돌한다.

한때 중동의 강호로 군림했던 사우디는 2000년대 이후 자국리그의 정체속에 쇠퇴한 모습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오히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사우디' 과거보다 전력 떨어져

사우디의 출전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연령(23세 이하)보다도 낮은 21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와일드카드 역시 한 장도 기용하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약체 라오스를 3-0으로 제압했지만 내용상으로 살펴보면 내내 고전하다가 후반 30분 이후에야 소나기골이 터지면서 겨우 이겼다. 한국이 방심하지 않으면 충분히 잡을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다.

스페인 출신의 로렌조 안토리네스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는 라오스전에서 4-2-3-1과 4-4-2를 오가는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좌우 측면 돌파에 이은 빠른 역습이 주 공격 루트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크로스의 템포와 정확도가 떨어진데다, 선수들이 팀플레이보다는 개인기를 믿고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가 라오스의 두터운 협력수비에 번번이 막히는 등 비효율적인 플레이가 많았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보니 흐름에 따라 경기력의 기복이 크다는 약점도 드러냈다.

그래도 라오스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라에드 압둘라 알감디는 경계해야할 만한 선수다. 라오스전에서는 교체 멤버로 투입된 알감디는 후반 시작과 함께  측면 공격수로 투입하여 예리한 움직임으로 사우디의 공격을 이끌었다. 사우디의 선제골도 알감디가 만들어냈다. 알감디는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킨 이후 알 셰흐리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는 원맨쇼로 사우디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처진 공격수까지 넓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사우디의 플레이메이커 압둘라 오타이프 역시 눈여겨볼 만한 선수다. 개인기로 파울을 유도해내려는 플레이가 많기 때문에 특히 위험지역에서 세트피스 찬스를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사우디의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한국전에서는 또다른 형태의 전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많다.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완승했으나 내용 면에서는 상대의 밀집수비에 상당히 고전한 이광종호로서는 사우디전 승리와 함께 조직력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야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에서 전반 선보인 4-2-3-1 포메이션이 공수 간격과 연계플레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활용도와, 2선과의 조화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신욱은 사우디전에서도 집중 견제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신욱이 사우디전에서는 중앙만 고집하지 말고 좌우로 좀 더 폭넓게 움직이며 상대를 흔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2선 공격수들이 상황에 따라 김신욱이 열어준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초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이재성이 후반 공격적으로 전진배치되는 4-1-4-1 전슬로 바뀌며 팀의 전체적인 공격템포가 더 살아났다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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