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3시, 무선중학교 대강당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충효사상을 노래한 판소리 특강이 열렸다. 김영옥 명창이 노래하고 최만 고수가 추임새를 한 특강에는 1학년 학생 225명과 2학년 30명이 참석했다.
순천여자 고등학교에서 음악교사를 지내기도 해 학교와 인연이 깊은 김영옥 명창은 전국 명창대회 대상(1998년 대통령상 수상)을 수상하고 여수 시립국악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순천에서 학교를 다니고 여수로 시집온 그녀는 이순신 장군의 충효사상에 감명을 받아 창작 판소리 이순신가 완창본을 출간했다. 이후 재미 LA 한국국악원 초청으로 뉴욕카네기홀에서 이순신가를 완창하기도 했다.
여수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정유의 두 왜란을 치르는 동안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기반이 된 3도수군통제영이 있었던 곳이다. 3도수군통제영에 있던 수군의 대부분은 5관 5포(여수, 순천, 광양, 보성, 고흥) 출신이다.
또한 여수시 웅천에 있는 송현마을은 이순신 장군의 모친이 살던 곳으로 이순신 장군이 틈날 때마다 찾아와 효를 다했던 곳이다. 그녀는 이순신 장군의 전투 장면과 효 사상을 판소리로 만들기로 결심해 창작 판소리 이순신가를 완성했다(2007)
대강당에 모인 학생들은 판소리가 어느 정도 귀에 익었다. 창의경영예술선도학교인 무선중학교에서는 잊혀져가는 국악에 대한 소양을 기르기 위해 1·2학년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남도민요를 공부 한다. 김영옥 명창이 자신을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부탁했다
"학생여러분 국악 감상하는 데는 청중, 명창, 고수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해요. 재미가 없더라도 장난치거나 떠들지 말고 들어요. 지금부터는 이순신, 유성룡, 원균은 어떻게 생겼나를 판소리로 노래할 것이니 자기 자신과 비교해 보세요"첫 번째 소절을 마친 김영옥씨가 영화 "<명량>을 본 학생은 손들라"고 하자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김씨가 명량해전 부분을 판소리로 노래했다.
"우르렁 윙윙, 우르렁 윙윙, 나왔다. 들어갔다. 돌격하라! 발포하라! 발포하라! 죽기로 싸워라!"박진감 넘치는 전투장면을 노래할 때는 박수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조용하자 학생들한테 박수를 유도한다. 잘 알아듣지 못하고 관심 없는 분야라 심드렁하던 아이들이 40여분간의 강의가 끝나자 박수를 보냈다. 음악교사 출신이라 음악교육제도에 대해 잘아는 그녀가 한 마디 했다.
"우리나라 음악교육제도가 서양음악 중심으로 편제되었고, 음악교사도 거의 대부분이 서양음악 중심으로 양성되었으니 아이들이 국악에 흥미를 못 느끼죠. 음악선생님의 간곡한 요청과 열정에 감동해 특강을 했지만 등에 식은땀이 나고 혼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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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선중학교에서 이순신장군의 충효사상에 대한 판소리 특강을 한 김영옥 명창 |
| ⓒ 오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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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역사 속 영웅인 적벽가만 불러야 합니까? 효나 러브스토리 같은 주제는 청중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제는 우리역사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노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충효사상을 판소리로 완성했습니다."가야금을 공부하는 임서인(2학년) 학생이 특강 받은 소감을 말했다
"판소리나 국악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음악인데 이 시간을 통해 판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이전에 내가 들은 판소리와 다른 판소리로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 커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전문가는 아니지만 사라져가는 우리민요를 되살리자는 취지로 국악교육을 하는 학교에 감명받았다는 김씨가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교정에 들어설 때 흥겨운 우리가락이 들려와 반가웠어요. 쇠퇴해가는 우리가락을 살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