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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호크다운에 나오는 기종이다.
▲ 금오산 정상 부근 헬기장에 착륙하는 미군 블랙호크 인명구조헬기 영화 블랙호크다운에 나오는 기종이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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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경 금오산 정상 현월봉 아래 헬기장에는 미군 소속의 블랙호크 헬기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착륙했다.

하늘을 날 땐 작아보이던 헬리콥터는 가까이서 보니 꽤나 크고 위용이 넘쳤다. 이착륙시 굉장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금오산 정상의 미군통신시설기지에서 막 근무를 끝내고 나온듯한 미군이 헬기 곁으로 다가와 헬기의 안전요원과 얘기를 나누곤 탑승했다.

금오산 정상에는 미군통신기지가 있다.
▲ 금오산 정상 통신기지시설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미군 금오산 정상에는 미군통신기지가 있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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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 2명의 미군이 군복을 벗어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 입은 뒤 배낭을 맨 채 블랙호크 헬기 앞에서서 기념 촬영을 하는 듯했다. 자유 분방한 미군들이라 그러려니 생각들었고, 단지 미군병사 한 두명을 태우러 오기 위해 헬기가 출동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일반적으로 민간에서 사용하는 중소형 임대헬기는 하루 운용 비용이 300만 원에서 400만 원가량 든다고 한다.

사병으로 보이는 미군들이 자유롭게 헬기에 드나드는 풍경이 군 장성들만이 헬기를 이용하는 우리나라와는 매우 대조되는 모습이기도 했다. 두 명의 미군이 기념사진을 찍고 어디론가 가버린 뒤 블랙호크 헬기는 또다시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이륙한 뒤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정신없이 푸다닥대는 헬기 프로펠러 소리에 산새들과 짐승들이 놀라 도망쳤을 법도 한데 금오산 정상은 헬기가 가버린 뒤 또다시 까마귀와 산새들 소리가 들릴만큼 평온을 찾았다.

"헬기를 타고 산 정상에 내려 산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구나"란 생각을 하며 금오산 정상 부근에 있는 약사암을 둘러보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약사암은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에서 동쪽 건너편에 있는 약사봉의 수직 절벽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신라 의상대사께서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약사봉 절벽 아래에 지은 천년고찰이다.
▲ 금오산 약사암에서 바라본 구미시 전경 약사봉 절벽 아래에 지은 천년고찰이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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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암을 병풍처럼 둘러싼 주변의 암벽들을 쳐다보며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리 저리 둘어 보던 중 약사전 모퉁이를 돌아 약사봉 아래에는 헬기장에서 보았던 미군 두명이 낙동강이 바라다보이는 멋진 자리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영어클럽에서 주섬주섬 익힌 어설픈 영어회화 실력으로 "Hello!"라고 안면을 튼뒤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봤다.

내 생각엔 이들이 특수임무차 이곳을 방문했을까 싶어 물어보았더니, 한 미군이 말하길 자신은 은퇴를 했고 이날이 마지막 비행임무라서 기념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평택에서 친구와 함께 날아왔다고 말했다. 헬기 조종사였던 미군이 마지막 임무를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던 점들이 이해가 갔고, 융통성있게 은퇴를 앞둔 미군조종사를 위해 배려를 하는 미군들의 모습이 멋지게 생각드는 순간이었다.

또한 금오산 정상의 통신기지시설을 가까운 왜관의 미군부대인 캠프 캐롤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에서 관할한다는 사실도 어렴풋이 알게된 날이기도 했다.

퇴역을 앞둔 미군 조종사는 그동안 평택 미군기지와 금오산을 바삐 오가며 늘 금오산의 절경을 하늘 위에서만 감상했을 것이고, 퇴역을 앞둔 시점에 약사암 바위에 여유롭게 걸터앉아 그동안 제대로 못느꼈던 한국 자연의 아름다운 정취를 제대로 느끼고 싶어 약사암을 찾은 것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미군도 반해버린 우리네 자연풍경이다.
▲ 금오산 약사암에서 바라본 구미시 전경 하늘을 날아다니는 미군도 반해버린 우리네 자연풍경이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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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정상을 날아오르는 것은 옛날 전설 속의 금까마귀뿐만아니라 블랙호크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삼 대비되는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블랙호크, #미군헬기조종사, #한국유통신문 오마이뉴스 후원, #구미김샘수학과학전문학원, #금오산 약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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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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