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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좌파연합의 총선 승리를 보도하는 스웨덴 최대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 갈무리. 왼쪽에서 세 번째가 스테판 뢰프벤 사민당 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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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이끄는 좌파연합이 승리하며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한국시각)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등 3개 야당이 손을 잡은 좌파연합이 43.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현 집권당인 우파연합을 누르고 승리했다.

반면 2006년부터 두 차례 연속 총선에서 승리하며 집권했던 온건당 주도의 우파연합은 39.3％의 득표율에 그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현 총리이자 온건당 당수 프레드릭 레인펠트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고 사퇴를 발표했다.

스웨덴의 보수 정당 총리로서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레인펠트 총리는 그동안 소득세,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하고, 복지제도를 대폭 축소했다. 또한 여러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등 시장주의 정책을 펼쳤다.

좌파연합을 이끌고 정권을 탈환한 스테판 뢰프벤(57) 사민당 당수는 "스웨덴 국민은 세금 감면과 민영화를 모든 사회문제의 만능 해결책으로 내세웠던 우파연합에 등을 돌렸다"며 총선 승리를 자평했다.

1957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유복자로 태어난 뢰프벤 당수는 용접공 출신으로 좌파연합의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뢰프벤은 보육원을 거쳐 벌목꾼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의 양부모 가정에 입양되어 자랐다.

스웨덴 진보정치의 거목 울로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를 존경하며 13세의 나이에 사민당에 입당했고,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다가 1년여 만에 중퇴한 뒤 공장 용접공으로 사회에 진출했다.

용접공으로 일하며 노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1년 금속노조 부위원장, 2005년 금속노조 위원장을 역임하며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와 인연을 맺었고 2006년 사민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2012년 1월 마침내 사민당의 당수에 오른 뢰프벤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레인펠트 총리와 달리 노조 지도자 출신의 서민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좌파의 정권 탈환, 극우의 약진... 스웨덴의 앞날은?

레인펠트 총리는 8년의 재임 기간 높은 고용률과 안정적인 국가 재정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경제 지표를 기록했다. 또한 각종 복지제도를 과감히 축소해 스웨덴의 '복지천국' 이미지를 희석시키기려고 노력했다. .

하지만 장기집권의 피로감과 함께 복지·교육 수준이 떨어지고 양극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전체적인 고용률은 높았지만 20%를 훌쩍 넘는 청년실업률이 발목을 잡았다.

좌파연합은 이에 맞서 증세를 바탕으로 한 양극화 완화와 공교육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정권 탈환은 성공했지만 득표율을 의석수로 환산하면 전체 349석 중 158석으로 과반 확보에 실패해 안정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게 됐다.

이런 배경에는 13%의 득표율을 기록한 '극우'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이 자리하고 있다. 4년 전 총선에서 20석을 얻어 처음으로 의회 진출에 성공한 민주당은 4년 만에 득표율을 두 배로 불리며 무려 47석을 획득해 단숨에 제3당으로 올라섰다.

민주당은 외국인 이민자가 스웨덴의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며 난민을 10분의 1로 줄이겠다는 공약으로 극우 표심을 자극했다. 스웨덴은 올해도 시리아, 소말리아, 이라크 등에서 8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민주당을 이끄는 35세의 젊은 당수 지미 오케손은 "우리는 스웨덴 정계의 균형을 잡는 '킹메이커'가 됐다"며 "지난 4년간 우리를 무시해왔던 정당들은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뢰프벤 사민당 당수는 "87%의 유권자는 민주당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며 극우 정당과의 타협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스웨덴 총선은 좌파의 정권 탈환과 극우의 약진이라는 아이러니한 결말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