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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건설공사 현장에서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는 모습.
 지난 8월 23일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건설공사 현장에서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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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주민에 대한 돈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5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의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이 전 서장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청도경찰서 전 아무개 정보계장의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도 임의제출 받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휴대폰과 자료를 분석해 이 전 서장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돈의 정확한 액수와 추가로 받은 돈이 더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전 서장은 본인이 한전에서 돈을 건네받아 주민들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1700만 원 이외의 돈은 받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추석 전 한과 등의 선물을 돌린 것으로 알려져 추가로 더 받았을 개연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은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돌리게 됐다"며 "한전에서 돈을 받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서장은 "공사가 11월 준공인데 주민들이 방해하면 올 연말이 지나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돈봉투를 돌리게 됐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병원비나 보약을 사 드시라고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내 돈 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장에게 전화해서 (돈을) 주면 안 좋겠냐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고 주더라"며 "한전에서 나온 돈이라고 하면 안 받을 것 같아 내 이름이 새겨진 봉투에 넣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지난 12일과 13일 한전 대경건설지사 이강현 전 지사장을 비롯해 5명의 간부들을 불러 돈의 출처를 조사했으나 진술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개인 계좌에서 돈을 출금해 모아서 줬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모아 준 시기와 계좌의 거래내역이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전 직원들은 지난 12일까지도 이강현 전 지사장이 건넨 돈의 출처를 알지 못했다. 기자가 이날 한전 관계자를 직접 만나 돈의 출처를 물었으나 지사장만 알고 있다고 답했었다. 어디서 나온 돈인지 자신들도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 14일 통화에서 한전 관계자는 "일부 간부들이 돈을 모아 주었다"며 "경찰에 가서 조사받고 통장 사본을 제출했기 때문에 의혹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는 가지고 있던 현금을 내놓은 것이고 나머지는 통장에서 찾아 준 것이기 때문에 진술하면서 엇갈린 부분이 있다"면서도 "경찰이 알아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건넨 현금이 개인 돈이 아닌 비자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도 한전의 비자금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지난 12일 이현희 전 서장을 경찰관직무법 위반으로, 이강현 전 한전대경건설지사장을 금품수수와 명예훼손으로 각각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태그:#청도경찰서장, #돈봉투,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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