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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엄청난 적자가 예상되는 도시철도사업을 백지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는 15일 오후 '창원도시철도사업 검토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열고 의견을 들었다. 창원도시철도사업은 2008년 '경상남도 도시철도 기본계획'과 '창원도시철도 건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에 따라 추진되어 왔다. 그런데 창원도시철도사업을 진행할 경우 연간 최소 3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돼 왔다.

창원도시철도사업 검토를 위한 민관협의회는 15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회의를 열어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창원도시철도사업 검토를 위한 민관협의회는 15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회의를 열어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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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박완수 전 창원시장 때 추진되었다. 2010년 옛 창원·마산·진해가 통합되면서 도시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벌였다. 그런데 시민단체는 "엄청난 적자가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업에 반대해 왔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안상수 창원시장은 도시철도사업에 대해 재검토한다는 입장이었다.

"연평균 최소 300억 원 적자, 교통개선 효과 없어"

이날 민관협의회에서는 창원시가 자체 검토 결과 보고를 한 후 위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 앞서 공동위원장인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이전에는 창원시가 용역결과 등에 따라 도시철도를 하는 게 좋겠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시민사회는 다른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민관협의회가 구성돼 논의를 해 오다가 지방선거로 잠시 활동이 중단되었는데, 신임 시장은 도시철도에 문제가 있다며 재검토를 공약하기도 했다"며 "창원시가 다른 지역의 사례도 조사하고, 용역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공동위원장인 신용수 창원시 건설교통국장은 "당초에서 경남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되었고, 타당성 조사도 벌였다"며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창원도시철도사업 검토를 위한 민관협의회는 15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회의를 열었는데, 회의에 앞서 신용수 공동위원장이 새로 임명된 위원인 송순호 창원시의원한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창원도시철도사업 검토를 위한 민관협의회는 15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회의를 열었는데, 회의에 앞서 신용수 공동위원장이 새로 임명된 위원인 송순호 창원시의원한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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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용역결과 사업을 추진하는데 타당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도시철도사업을 할 경우 재정건전성에 있어 회의적이고, 도로교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되었다"며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위원장 인사 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창원시는 도시철도사업 진행 여부와 관련해 검토한 자료를 위원들한테 배포한 뒤 회수하기도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아직 창원시의회에 보고를 하지 않아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기존 창원도시철도사업 계획을 전면 중단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다고 보면 된다"며 "참석한 위원 대부분 재무적 타당성 측면을 검토했는데, 경남도비 지원이 불투명하고, 연평균 최소 300억 원 적자에다 통행시간과 도로 상황 등에 있어 개선효과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단체 관계자는 "창원시가 문제가 많은 도시철도사업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혈세를 엉뚱하게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장이 바뀌고 나니 정책 결정과 사업 집행이 180도로 달라진 것이고, 그동안 시민사회가 지적했던 문제들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앞으로 민관협의회와 시정조정위원회, 창원시의회 보고 등의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사업 백지화 수순을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관협의회 위원은 차윤재·신용수 공동위원장과 강성근(창원시 교통기획단장), 송순호(창원시의원), 허정도(창원대 겸임교수), 서익진(경남대 교수), 전점석(녹색창원21 회장), 최양원(영산대 교수), 김재식(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부장), 송기욱(경남발전연구원 연구원), 박유호(창원진보연합 공동대표), 정준화(한국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영호(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치현(경기대 교수), 김태완(중앙대 교수) 위원인데, 이날 일부 위원은 불참했다.

한편, 창원도시철도사업 노선은 마산 가포에서 시작해 진해구청까지 33.9km에 걸쳐 38개의 정거장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총 87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다.


태그:#도시철도,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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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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