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가까이하면 함께 검게 된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뜻을 가진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 뜻에 걸맞게(?) 한 때 저도 그 근묵자흑에 빠져 어둠과 어울린 적이 있었지요.

바로 노름판을 기웃거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이실직고를 하고 나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노름판'이란 게 오늘 관람한 <타짜-신의 손>처럼 전문 노름꾼이 아니라, 고작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 내지 점심내기 민화투 따위였으니 말입니다.

화투 놀이의 하나인 민화투는 보통 2명에서 4명이 치는데 비약과 초약 외에도 풍약과 청단, 홍단 등이 있지요. 결혼 후엔 명절 때 동서들과 화투 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날 딴 돈은 모조리 아이들의 용돈과 배달 음식값으로 냈지요.

 영화 <타짜: 신의 손>의 한 장면.

영화 <타짜: 신의 손>의 한 장면. ⓒ 싸이더스 픽쳐스


<타짜-신의 손>에서는 함대길 역의 최승현과 허미나 역할의 신세경이 주인공입니다. 비록 조연이긴 하지만 이하늬의 볼륨감 있는 몸매가 눈에 띄는 영화이지요. 영화 <타짜> 첫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고니'의 조카인 대길은 삼촌을 닮아 어릴 적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입니다. 그러다 서울로 올라와 강남의 속칭 '하우스'에서 타짜로 화려하게 데뷔하지만, 노름판의 특성이 다 그러하듯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습니다.

이후 살벌한 노름판을 전전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일색입니다. 마치 외화 <스팅>처럼 말이죠. 어려서부터 아버님으로부터 다른 건 몰라도 "노름은 절대로 하지 마라! 그건 바로 패가망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는 말씀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습니다.

노름, 즉 도박에 빠지면 "손이 잘려도 발로 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중독이 무섭습니다. 과거 같은 직장에 다니던 한 선배는 월급 날만 되면 연기처럼 사라졌다가 이튿날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출근하곤 했습니다. 빠칭코인지 뭔지 거기서 다시금 돈을 다 잃었다면서 제게 아침 좀 사달라고 했지요.

오랜만에 도박을 다룬 영화 <타짜-신의 손>을 보고나니 새삼 노름판엔 패자(敗者)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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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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