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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딸이 꿈을 마음껏 펼치도록 격려해주세요! Verizon Commercial 2014 | Inspire Her Mind - Extended | Verizon Wireless
ⓒ Verizon Wir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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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에서 새로 나온 광고인 '당신의 딸이 꿈을 마음껏 펼치도록 격려해주세요!'라는 영상이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이 광고는 '여자는 예뻐야 한다'라는 말이 아이의 성장에 끼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나라는 '예쁘면 갑'인 세상이 된 듯하다. 예쁘면 어디서든 환영받기 쉬우며 예쁘기 때문에 힘들고 번거로운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사람의 인성과 능력에 관계없이 예쁜 사람에게는 무한히 관대한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여자니깐, 여자라서'라는 마인드를 어려서부터 강요당하거나 스스로 그런 마인드를 갖게 된다면 결국 자신의 미래와 꿈을 제한적으로 설계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런 말의 내면에는 스스로 사회적 약자를 자처하는 의미가 포함되기도 하며,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무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난 우리 부모님이 무척이나 감사하다. 특히 아빠에게 말이다. 난 산골짜기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유아원과 유치원을 다니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으며, 주변에 놀거리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아빠를 열심히 따라다니곤 했다. 사실 아이에게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논밭을 갈고 소를 길러내는 농축산일, 산 중턱에서 벌을 길러 토종꿀을 만들어내는 일, 나무를 하거나 사냥을 하는 일, 물고기와 개구리를 잡는 일 등을 하기 위해 아빠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신이 나서 따라 다녔다. 어린 아이가 무엇을 알아서 따라 다녔겠는가. 다 커서 생각을 해보니 사실은 첫 딸이 그저 예뻐 보이기만 한 아빠가 일부러 데리고 다녔던 거였다.

그 시절, 내가 머무는 모든 곳이 나의 놀이터였고,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내 친구였다. 온갖 궁금한 것들을 다 만져보고 온몸으로 느꼈다. 간혹 아빠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벌집을 쑤셔서 눈이 밤탱이가 된 적도 있으며, 동생이랑 도끼를 가지고 놀다가 손등을 찍어 피를 철철 흘렀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남동생이 두 명이나 되기에 대부분의 놀이는 딱지치기, 전쟁놀이, 독수리오형제 따라 하기, 칼싸움하기 등 남자들의 놀이가 주였다. 그럼 아빠는 내게도 기꺼이 나무를 잘라 칼을 만들어주곤 했다. 그래서 그런가 예쁜척만 하는 여자애들과는 웬만해선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참 환상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때의 기억으로 지금의 나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기억들이 바로 모험심과 도전정신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빠한테 '네 인생은 네가 사는 거다'라는 소리를 항상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서인가 진로 선택이나 꿈을 쫒는 일에도 언제나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임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나중에 결혼을 해서 딸을 낳는다면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예쁘지 않아도 좋으니 건강하게 자라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꿈꾸며 살아라"라고 말이다. 물론 예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예뻐지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시간과 돈을 너무 많이 소모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외모보다는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태그:#꿈, #도전, #미래, #하고싶은 일, #문밖세상 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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